6월의 끝자락, 초여름부터 폭염의 위세가 대단하다. 알뜰 바캉스족은 극성수기를 피해 일찌감치 이맘때부터 휴가 여정을 꾸린다. 올여름엔 어디로 떠나야 할까? 초록의 그늘 속에 홀가분한 여유가 그립다. 하얀 포말 부서지는 바닷가는 또 어떠한가. 거기에 맛난 별미까지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한여름 '보배로운 땅' 전남 보성(寶城)을 찾으면 초록의 녹차보다 더 싱그러운 여정을 즐길 수 있다. 남해의 청정수와 하얀 백사장, 그리고 푸른 솔숲이 한데 어우러진 율포해수욕장이며, 상큼한 피톤치드 넘치는 '제암산자연휴양림',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봉공룡공원까지 갖추고 있어서 한 번의 발품으로 다양한 연계 여정을 꾸릴 수가 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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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2㎞, 폭 60m의 하얀 모래밭이 부채살 처럼 펼쳐져 부드러운 해안선을 이룬다. 거기에 바둑돌처럼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가 천혜의 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어 물살 또한 잔잔하다. 특히 바닷물에는 인근 뻘밭에서 녹아내린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돼 건강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놀이시설도 갖추고 있다. 군직영 '해수풀장'은 지하 120m에서 용출되는 청정 심해수를 사용하는 데다, 천혜의 해안경관을 바라보며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원스톱 물놀이 시설로 인기다.
제암산 휴양림
보성에서는 힐링의 적지로 통하는 제암산 휴양림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160ha의 방대한 숲속에 편백나무, 고로쇠나무, 굴참나무 등의 멋진 숲이 펼쳐져 있어 피톤치드가 왕성하게 뿜어져 나온다. 특히 무장애 산악 데크길인 '더늠길'은 제암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5.8km의 편백나무 숲길로 계단이 없어 휠체어 이용자 등 보행약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 자연계곡과 수영장 등 더위를 쫓을 만한 시설과, 숙박동, 몽골텐트, 어드벤처 모험시설등도 갖춰 가족 단위 나들이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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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소년을 위한 숲속교육관을 비롯해 인간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는 해발 500m 고지에 분포돼 있는 15㏊ 편백나무 군락지에는 숲속 선탠장과 산림욕장, 풍욕장도 마련돼 있다. 저수지 위를 나는 왕복 637m의 전용 짚라인도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어 인기다.
보성비봉공룡공원
최근 선보인 보성비봉공룡공원이 보성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보성비봉공룡공원은 2000년 4월 천연기념물 제418호로 지정된 중생대 백악기 '비봉공룡알 화석지'를 소재로, 득량면 비봉리 일원에 문을 열었다.
25만 9274㎡의 공원부지에 공룡생태관인 다이노파크(연면적 6752㎡) 등의 시설물을 갖추고 있다. 다이노파크 지하 1층 로비공간에는 다이노 카페, 다이노 샵, 매표소, 안내데스크를 배치하고, 전시홀에는 지질시대별 특징 및 아시아 공룡 화석에 대한 설명과 보성에서 산출된 공룡 화석 실물을 전시해 공룡알 화석지, 보성을 알리는 공간으로 연출해두었다. 특히 공연장에는 가로 42m 세로 9m의 월드 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3D영상과 대형 공룡 로봇이 함께 공룡쇼를 펼치는 등 오감 만족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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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비봉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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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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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성 사람들은 여름이면 원기회복을 위해 꼭 먹어야 한다는 음식이 있다. 바로 짱뚱어탕이다. 짱뚱어탕은 갯벌에 사는 망둥어과의 짱뚱어를 삶은 국물에 된장, 우거지 등을 넣어 추어탕처럼 걸쭉하게 끓여낸 것으로, 맛과 영양이 좋아 여름 인기보양식으로 통한다. 특히 12월부터 3월까지 겨울잠을 자는 짱뚱어는 지금이 제철로 가장 맛있을 때다. 양식이 안 되는 관계로 그만큼 귀하다.
◆<인터뷰=이용부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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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보성군수로 취임한지 어느덧 3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행복한 보성군을 일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열심을 다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결과 보성 발전의 토대가 되는 밑그림도 그렸고, 삶의 현장에 더 가까이 밀착하여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체감행정에도 힘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5만여 보성군민의 아낌없는 성원과 협조 덕분에 크고 작은 일들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군민 여러분과 성실히 군정을 수행해 주신 공직자 여러분께 큰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지난 3년의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지방재정확충을 통한 지역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취임 이후 재원이 부족한 지역 여건상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규 세원발굴에 힘써 왔습니다. 대표적인 게 서울권 렌터카 업체를 유치한 것인데요. 영업용 차량 5만 8000여 대가 등록되어 574억 원의 지방세수를 거두었습니다. 덕분에 우리 지방재정확충에 큰 보탬이 되었고, 확보된 렌터카 세수를 기반으로 농업인 5,735명에게 벼 경영안정자금도 긴급 지원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만 61건의 대외수상으로 22억 원의 상사업비를 받았고, 정부 공모사업에 101건이 선정되어 601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습니다. 공무원 여러 분들이 애써주신 값진 결실입니다. 덕분에 우리 군은 4년 연속 '채무 제로'를 유지하며 재정이 탄탄한 지방자치단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얼마 전 개관한 보성비봉공룡공원을 비롯해 복합문화공간 봇재, 문화예술회관, 홍암나철 기념관, 득량만 바다낚시공원 등 민선 4, 5기에 추진했던 굵직한 사업의 중단 없는 마무리를 통해 행정의 지속가능성, 신뢰성을 확립하고, 효율적인 시설 운영으로 관광보성 인프라 구축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성과들 역시 군민 모두가 합심해서 일궈낸 알찬 결실입니다.
-민선 6기의 중점 추진 사업은 무엇입니까?
민선6기의 비전은 '군민과 함께 만드는 행복한 보성'입니다. 풍요로운 보성군 농어업, 건강한 보성군 복지, 역사·문화가 흐르는 보성 등 5개 분야, 65건의 공약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보성, 머물고 싶은 보성 실현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수녹차센터 건립, 회천 영천 차산업 활성화 정비사업, 한국차문화공원 힐링공간 조성 등 차 관련 관광 사업들이 마무리 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녹차수도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차와 역사, 차와 문화, 차와 관광이 어우러진 '관광 녹차수도 보성'의 이미지를 발판으로 '해양관광의 1번지'로의 도약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보성비봉공룡공원, 비봉마리나, 선소낚시공원 등을 연계한 득량만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중심으로 해양관광 루트를 형성하고, 지난해 구성한 '득량만 장보고 행정협의회'를 통해 '장보고(장흥-보성-고흥)' 해양 관광 문화 융복합 도시로 발돋움 할 것입니다.
-그간 보성 녹차의 세계화도 적극 추진해오셨는데요?
보성녹차는 군수품질 인증제 실시, 우리나라 농산물 지리적 표시 제1호 등록, 8년 연속 국제유기인증 획득 등으로 그 안전성과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뉴욕한인회 제1호 공식의전용 음료로 지정됐으며, 세계티포럼, 대한민국 티블렌딩 대회, 대한민국차품평대회 등을 통해 보성 녹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스타벅스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보성녹차를 납품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커피열풍에 맞서 녹차수도 보성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그동안 커피 열풍에 밀려 음용의 차로 소비량이 줄어들었지만, 차와 관련된 문화, 교육, 예술, 체험의 융합으로 보성차산업의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보성차에 힐링, 휴식, 여유라는 문화를 덧입혀 차의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경제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차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차관련 제품 개발을 통한 차 소비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보성티업과 앰풀, 액상차, 블렌딩차 등 차 연관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다양한 기능성 보성녹차 제품들을 개발해 출시하는 등 실질적인 지역민의 소득으로 연결되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고령화, 저 출산 등 인구 문제가 심각합니다. 특히 농촌 지역이 문제인데, 이와 관련 어떤 정책을 펴고 계십니까?
우리 군은 현재 인구대비 노인인구가 34%에 이르는 슈퍼고령지역입니다. 건강 100세 시대, 지역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섬기는 것은 우리의 책무입니다. 따라서 지역사회 발전의 주역으로 헌신해 오신 어르신들이 보다 안락하고 보람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노인사회활동 지원 사업, 어르신 일자리 전문기관인 '보성시니어클럽'을 운영하는 한편, 취미교실, 요가교실, 웃음치료 등 경로당 힐링 프로그램 운영,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 운영 등 여가와 문화가 함께하는 노인복지 증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15년 8월에는 군민의 바람이었던 외래산부인과를 보성아산병원에 유치했습니다. 덕분에 지역 산모들에게 안전한 출산환경 제공과 산부인과 접근성 문제를 해소했습니다. 또 출산장려 관련 각종 지원책도 운용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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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군량미를 지원하던 득량에서 이제는 해양레포츠의 꽃을 피우게 된 셈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며 왜군과 대치하던 중 아군의 식량이 떨어져 식량을 조달하고 왜군을 퇴치한 득량면 비봉리 앞바다에 해양레저 스포츠의 랜드마크가 될 체험형-경유형 마리나인 보성마리나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씨카약, 요트탑승, 고무보트 등 해양레포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성비봉마리나는 해양레포츠를 하기에 적절한 자연 여건을 갖춰 향후 체험형 해양레저스포츠 중심지로 급부상할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 유적 복원 등을 통한 이른바 '이순신 장군 마케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데요?
보성은 이순신 장군과 인연이 깊은 고장입니다. 이순신의 장인이자 보성군수를 지냈던 방진의 이름을 딴 방진관을 지난해 3월 개관했습니다. 이순신과 보성의 인연 그리고 사랑을 담은 방진관은 톡톡 이순신 충무공 탐험대, 충무공 학당 운영 등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역사문화탐방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今臣戰船 尙有十二)' 라는 장계를 작성하고 조선 수군을 유지케 한 역사적인 장소가 보성의 열선루입니다. 현재 군청 광장에 놓여있는 열선루 주춧돌과 초석 등 20여 점이 그 흔적입니다.
우리 군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여 조선수군 재건 과정 중에 보성에서의 10일간의 행적을 고증-정비하고, 장군에게 가장 큰 힘을 실어 주었던 역사적 의미를 재정립함으로써 이순신 유적 관광 포인트로 가꿔나갈 계획입니다.
이순신 호국의 무대가 갖는 500년의 가치를 창출하게 될 보성 열선루 중건사업, 보성읍성 복원, 상유십이 공원조성 등이 완공되면, 더욱 의미 있는 역사, 문화도시로 부각 될 것입니다.
-축제와 관광, 빼놓을 수 없는 관계인데요. 보성의 축제 발전 전략은 무엇입니까?
축제는 우리 군의 전통과 예술 등, 보성이 지닌 유무형의 자산이 한데 어우러진 문화의 총화입니다. 한마디로 우리 지역의 매력이 듬뿍 담긴 최고의 관광콘텐츠입니다. 이 같은 기본 인식을 바탕으로 축제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중 '보성다향대축제'는 6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이자 전국 최대 규모의 차문화 차산업 축제입니다. 올해는 '녹차소풍'을 콘셉트로 축제장의 공간구성과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바꿔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축제 개막에 앞서 서울반포시민공원에서 '한강달빛에 어리는 보성차향'이란 주제로 서울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보성 녹차의 진수를 음미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보성차밭 빛축제'는 겨울철 관광비수기에 겨울밤을 아름다운 희망의 불빛으로 수놓아 낭만적인 축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판소리의 본고장인 보성에서 '서편제보성소리축제'를 개최하여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 앞으로 군정 어떻게 이끌 것입니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현장행정·소통행정·위민행정으로 군민과 소통하며 군정을 펼치겠습니다. 혼자 꿈꾸면 영원히 꿈이지만, 꿈이 현실이 되도록 언제나 군민과 함께 나누며 가꾸어가겠습니다. "군민여러분이 군수입니다"라는 원칙 아래 초지일관의 자세로 '군민행복시대' 를 일궈가겠습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