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스포츠대통령 바로 나③]국민의당 안철수"평창 성공 관건? 남북화해-평화올림픽 구현"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7-04-30 20:29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의 체육 정책과 공약을 살펴볼 기회를 마련했다. 스포츠조선이 5명의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체육 관련 공통 질문을 던졌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 전 쉽게 접하기 힘든 체육 관련 특화된 정책 비교의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체육인이라면 학연, 지연보다는 체육 분야에 관심이 많고, 개념이 있으며, 발전시킬 의지가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게 맞다. 광의로는 전 국민의 스포츠 주권, 협의로는 650만 체육인들, 스포츠 꿈나무의 미래가 걸린 선택이다. 진정한 '스포츠 대통령'은 과연 누구일까. 각 후보별 체육 정책을 기호 역순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점잖다. 막말에 가까운 인격모독적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고, 자극적인 비아냥으로 상대후보를 면박주는 '정치적 기술'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토론회에서 스스로 "말 싸움을 잘 못한다"고 자인했을 정도다. 심지어 반문으로 반박해야 할 상대 질문도 곧이 곧대로 성실하게 답변하려 애쓴다. 노련한 정치 선배들 사이에서 손해 좀 봤지만 그만큼 사안에 대한 진지한 접근만큼은 진정성을 인정할 만하다.

체육 정책도 마찬가지다. 사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한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현가능성을 꼼꼼하게 살핀 후 그제서야 이야기 한다. '일단 뱉고 보자'는 허황된 공약(空約)은 찾아보기 힘들다. 안 후보는 스포츠를 '공존과 연대'의 의미로 바라보고 있다. 인간의 기본적 사회권이며 매개 요소로서의 가치를 중시한다. 그가 관철을 다짐하는 '1인 1스포츠' 정책에 대한 철학적 배경은 여기에서 나온다.

안 후보가 특화시킨 '교육 제도'의 개혁 안에도 이러한 체육 활동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이 담겨있다.

-체육정책에 대한 철학과 방향성은?

우선, 스포츠는 '인간개발'의 관점에서 보면 존엄한 인간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신체건강'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할 수 있는 '관계역량'이라는 기본 역량의 원천이다. 달리 얘기하면 스포츠는 반드시 누려야 할 사회권적 가치를 지니며, 사람 관계에서 공존과 연대를 확인하게 하는 매개 요소인 것이다.

체육정책 추진전략의 핵심은 '생활체육의 튼튼한 기초 위에서 엘리트체육이 빛나는 선진 체육생태계'의 추구다. 생활체육 리그제를 통해서 대표급 선수가 선발되게 하는 통합적 정책, 지역단위의 체육지표 관리를 통한 체육활동 참여의 권리 보장 등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인프라의 사후활용 대책과 성공 개최를 위한 방안은?

보광스노경기장 등 기존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정선 알파인경기장 등 6개 신설 경기장과 올림픽플라자(개·폐회식장)의 효율적인 사후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대회가 끝나면 철거하기로 했다가 강릉시의 요청으로 존치결정이 내려진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55% 복원을 조건으로 사업이 승인된 알파인 경기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다. 소유권을 가진 강원도가 운영 책임을 지고, 정부는 동계스포츠 저변확대 등의 여건 조성을 통해 지원한다는 현재 구상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평창올림픽의 성공개최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평화올림픽이 돼야 한다. 그리고 문화올림픽이 돼야 한다. 평창, 강릉 등을 스포츠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융복합관광 콘텐츠의 거점으로 세계 속에 인식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

-소외된 여성 스포츠와 학교 체육 활성화 방안은?

우선 학교 체육은 체육활동의 교육적 목적이 강조되는 1인 1스포츠 정책을 지향해야 한다. 예컨대 축구의 목적은 골을 잘 넣는 것이 아니라 패스를 잘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의 역할을 인정하면서 체육활동을 한다는 것은 마치 문학작품을 읽으며 타인을 이해하게 되는 것과 같은 사회적 상상력을 키우는 기회가 된다. 이런 가치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일 또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일반 학생들은 체육시간에 다른 과목을 자습하고, 학생 선수는 기본학습권조차 박탈당하는 극단적인 양극화로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 모두 정상화되기 어렵다. 일반학생과 학생선수가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가운데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낸다면 졸업 이후 성인기의 인간관계 형성에 상당히 긍정적인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학생선수의 학습권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일괄 적용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최저학력제를 기계적으로 설정하고 이에 미달되면 대회 참가를 아예 금지시키겠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인간의 역량은 무지개빛 스펙트럼과 같은 것이다. 특정 범위에 반드시 들어올 것을 의무화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성 스포츠의 소외 문제는 시설, 재원 등 필요 요소의 총량이 사회적 수요에 비해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남성 스포츠와의 격차뿐만 아니라, 지역·계층적 요인으로 인해 여성들 사이에서도 격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해법은 결국 성평등 관점에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 전반을 활성화시키는 데서 찾아야 한다.

-다문화 가정과 장애인 등 소수자를 위한 정책 방안은?

'장애인 체육과'는 특정 향유자(참여자)를 위한 행정체계가 마련되어 있는 유일한 케이스다. 장애인 체육 활동의 필요성과 욕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장애인 체육정책 역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통합적 생태계 만들기의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송정헌 기자
-통합된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의 상생 발전에 대한 견해는?

무엇보다 체육계에서 주도적으로 풀어야 하는 사안이다. 정부는 이해관계자임은 분명하지만, 정책에서 말하는 거중 조정자(심판자) 역할을 하는데 그쳐야 한다. 한 방향이 옳다는 생각으로 억지로 끌고 가려 해서는 곤란하다. 시민 또는 시민사회라는 이해관계자를 포함하는 컨센서스 도출 방식이 상생 발전을 위한 기본 해법이 될 것이다. 리그제가 정착돼야 통합과 상생이 가능해진다.

-제2의 정유라 사건 방지를 위한 체육특기자 관리 대책은?

선수선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시연을 의무화하고, 감독의 선발권을 배제하는 등의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교스포츠연맹을 통해 선수 선발에 관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지에 대한 견해는?

체육청 뿐 아니라 관광청도 따로 만들자는 의견이 있다. 과연 그래야 할까? 현재로선 분리의 필요성에 대한 확실한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태다. '공무원들이 전문성이 없다, 체육인들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체육청장이 국무회의의 정식 구성원이 아닌데 어떻게 다른 부처를 설득하겠는가. 담당 공무원들은 직무 경로관리를 통해 전문성을 갖추게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장단점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다.

-토토 기금 공정분배에 대한 개선 방안은?

공정분배가 안 되고 있다면 그건 결국 국민체육진흥공단(기금운영심의위원회)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협치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일반발행수익금은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증량발행수익금은 국제대회 조직위원회 지원으로 분리되어 있는 상황은 합리적이지 않다. 국제대회 계정을 아예 분리해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결국 기금 운용과 관련해서 민주성, 효율성, 자율성, 참여성(포용성, 대표성 등) 등을 구성요소로 하는 거버넌스(협치) 체계가 작동되어야 한다. 새 정부는 이런 '좋은 협치 체계'의 작동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스포츠 존립을 위협하는 부정행위 방지 등 공정한 스포츠생태계 구축 위한 방안은?

한 번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점을 선수와 소속 팀에서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심판위원회 구성과 독립성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 번 적발되면 끝'이라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엄중한 조치가 불가피하다.


부인 김미경 교수와 중랑천을 달리는 안철수 후보. 출처=안철수 후보 트위터

-평소 좋아하는 실제로 즐기는 스포츠는?

심장과 허파 등 순환기관을 쓰면서, 오직 두 다리의 힘과 의지만으로 힘껏 뛰는 장거리 달리기를 좋아한다. 가장 정직한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평소 (아내) 김미경 교수와 함께 중랑천을 열심히 달린다. 요즘에는 (선거운동으로 인해) 짬을 내기 쉽지 않지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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