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의 예약판매량이 73만대 가량이 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업계는 갤S8시리즈의 예약판매량이 삼성전자가 밝힌 73만대 중 2/3가량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복집계 등으로 수치가 부풀려졌을 것이란 얘기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에서는 조금 다른 얘기가 나왔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집계한 갤S8의 예약판매량에 허수가 최소한 2배 이상 되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가 파는 게 그 정도가 아닌데 도대체 그 많은 물량이 어디서 팔리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판매점 사이의 예상판매량 차이는 중복 집계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 유통점은 하나의 이동통신사 개통만 처리하는 대리점과 이통3사 개통을 모두 처리하는 판매점으로 나눌 수 있으며 비율은 50대 50 정도 된다.
소상공인이 개별로 운영하는 판매점은 단말기를 예약 판매하면서 특정 이통사에서 개통하는 것이 아니라 이통 3사에서 모두 개통하는 것으로 가등록해두는 관행이 있다. 각 이통사의 대형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공급받는 판매점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영업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예약 판매로 일단 푸짐한 사은품을 챙기고 출시 직후까지 변동하는 이통사 혜택을 보고 어디로 가입·개통할지 막판 결정이 가능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이통3사를 통해 주로 판매 현황을 취합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수많은 판매점에서 얼마나 많은 수치를 중복해 보고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는 이통사에서, 이통사는 대리점에서 수치를 차례로 집계하는 방식으로는 최대 3배씩 허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상당수 물량이 중복된다"고 말했다.
예약 판매량 자체가 많아질수록 오차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란 설명이다.
예약판매량이 실제 개통으로 이어지는 지도 봐야한다. 일반적으로 예약 가입자의 50%가량이 실제 개통으로 이어진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사는 다른 이통사의 예약 판매량을 알 수 없어 제조사가 몇 대라고 하면 누구도 반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약 판매 마지막 날까지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할 것이란 삼성전자의 입장은 상징인 것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