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는 고액 배당 직원에겐 성과주의 강조 대신증권 내홍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7-04-14 09:22


서울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명동에서 제2의 도약에 나선 대신증권이 내홍을 겪고 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의 지나친 성과주의 위주 경영전략이 노사 간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

최근 발생한 직원간 폭행사태, 지난해 저성과자 직원의 찍어내기식 희망퇴직 논란 등 크고작은 문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49%의 영업이익 감소에도 오너일가의 고배당 정책 등이 더해지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신천지점 직원 간 폭행 사고…노사 갈등 심화

지난 4일 서울 대신증권 잠실신천지점에서 직원 간 폭행사고가 발생했다. 업계 일각에선 대신증권의 이번 폭행사태를 두고 터질게 터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이후 과도한 성과주의 위주의 경영전략으로 인해 그동안 쌓였던 내부 문제가 외부로 알려진 신호탄에 가깝다는 것이다.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송파잠실지점장 A씨와 부장 B씨간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HNW(High net worth) 유치에 관한 보고를 하는 자리가 발단이 됐다. HNW란 1억이상 고액자산가를 뜻한다. 대신증권은 자산 확대를 위해 기타 증권사보다 금액을 낮춰 1억원을 고액자산가의 기준으로 정하고 유치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지점장은 B부장이 제출한 HNW 관련 보고서를 문제 삼았고, 서로 언성을 높인 뒤 멱살잡이로 번졌다. B부장은 전치 2주 부상을 입었고, A지점장을 폭행·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대신증권은 올해 HNW 유치를 최우선 영업목표로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HNW 유치를 독려하기 위해 올 1월부터 4000만원 미만의 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7월부터는 7000만원 미만의 계좌실적까지 제외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리자 대신증권 일선 지점의 지점장 및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실적을 문제 삼으며 좋지 않은 소리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신증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잠실신천지점의 경우 A지점장이 직원들에게 실적을 문제 삼자 B부장이 다른 직원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고, 그동안 쌓여왔던 문제가 터진 것으로 전해진다. HNW 유치에 관한 보고와 압박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 만큼 기타 지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신증권 내부 한 관계자는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취임 이후 성과주의 위주의 경영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국정감사에서 저성과자 위주의 찍어내기식 희망퇴직이 논란이 되는 등 내부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신증권 측은 잠실신천 지점 직원간 폭행사건은 개인적 사안으로 회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번 폭행사건에 대한 경찰조사와 내부감사가 진행 중에 있어 결과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개인적 문제로 인한 쌍방 폭행사건으로 회사와 무관한 일"이라며 회사의 성과주의 경영전략에 따른 문제로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고액 배당 잔치에 직원 허탈감만 키워

대신증권의 내홍을 키우는 원인은 또 있다. '허탈감'이다. 지나친 성과위주의 경영전략을 직원에게는 엄격히 적용하고 있지만, 오너일가의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감소했지만 양홍석 사장과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의 연봉은 상승했다. 고액 배당 정책을 통해 배당금도 두둑하게 챙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양홍석 사장과 이어룡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각각 11억7300만원, 26억3700만원이다. 각각 전년대비 1억2000만원과 1억4000만원 가량이 올랐다. 게다가 올해 배당으로 전년대비 1주당 50원(보통주)을 인상한 55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보통주를 기준으로 양홍석 사장은 19억5000만원 가량을, 이어룡 회장은 4억7000여만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큰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의 2016년 영업이익은 833억원으로 전년 영업이익 1701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양홍석 사장과 이어룡 회장의 연봉과 배당 수익이 많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2014년 대규모 인력 감축에도 배당을 실시했고,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 등을 바탕으로 성과위주 경영전략을 펼쳤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계속되는 고배당 및 고액 연봉은 직원들의 허탈감을 키우고 있다.

대신증권 한 관계자는"그동안 성과위주의 경영전략으로 인해 성과급 체계 변경이 이뤄지면서 직원들은 성과급 이익을 챙겨가는 것이 어려운 것과 대조적"이라며 "그동안 직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오너일가 자산증식에만 치중하고 있는 듯 비춰지며 내부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며 말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지난해 12월 사옥 이전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제대로 된 관리를 바탕으로 내실을 바탕으로 한 성장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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