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일어났을 땐, 페트롤 호출하고 사고경위서 꼭 작성하세요!
사고 발생 장소로는 초급과 중급 코스에서 각각 43%가 발생했고, 상급 코스가 14%다. 이처럼 경사가 가파른 상급자 코스보다 초-중급 코스에서 사고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초-중급 코스 이용자가 많기도 하지만 초보자의 경우 사고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통 스키장을 찾으면 스키 타는 법을 배우는데 급급할 뿐 안전 교육에 소홀하다 보니 막상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 일쑤다. 혼자 넘어지거나 다른 사람과 부딪쳤을 때 합리적으로 대처하게 되면 심한 부상을 막고 타인과의 갈등이나 불필요한 시간 낭비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스키장에서 넘어지거나 충돌한 경우 섣불리 부상의 정도를 판단하기보다는 패트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좋다. 스키장 내 안전요원을 가리키는 패트롤은 스키장의 상태를 점검하고, 스키를 타는 이들에게 기술적으로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위급 상황이 발생할 시에 부상자를 구조하는 역할을 한다. 패트롤은 일반적으로 눈에 띄는 유니폼을 입고 슬로프 사이드에서 대기하거나 슬로프를 순찰하는 경우로 나뉘어 운영된다. 패트롤이 보이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찾아다니기보다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패트롤을 호출하는 것이 좋다. 부상을 입었을 경우 스키장 내 의무실에서 진단 및 간단한 치료를 받는 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스키장에 도착했을 때 미리 의무실과 패트롤 하우스의 연락처나 위치를 파악해두면 신속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함께 스키장을 찾은 일행이 부상당했을 경우를 대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안하는 'RICE' 응급조치를 기억하는 것도 좋다. RICE는 등산이나 스키 같은 레포츠를 하다 급성 손상을 입었을 때의 행동 지침이다. 먼저 부상자를 충분히 쉬게(Rest) 하면서,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15~20분 정도 반복해서 얼음찜질(Ice)을 하고, 부상 부위가 붓지 않도록 탄력 붕대나 테이핑을 통해 압박(Compression)하며, 과다 출혈이나 부기를 예방하기 위해 부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Elevation) 것을 말한다.
한편, 다른 사람과 부딪쳐 발생하는 상해 사고 시 당장은 통증이나 부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악화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서로 인적 사항과 연락처를 교환하는 것이 좋다. 사고 현장에 패트롤을 불러 의무실로 이동하게 되면 사고경위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는 추후 사고로 인한 분쟁 시 과실 비율을 결정할 때 증빙자료가 된다. 만일에 대비해 일행을 제외한 다른 목격자를 확보해 놓는 것도 좋다.
상해 사고는 초보자가 상급 코스에서 속도나 방향을 제어하지 못해 앞에 있는 사람과 부딪쳐 발생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무조건 초보자에게만 과실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큰 부상이 아닐 경우 당사자 간에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뒤에서 초보자가 내려올 경우 섣불리 방향을 바꾸지 말고 초보자가 먼저 슬로프를 내려갈 수 있도록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것이 사고를 막는 방법이다. 또한 눈으로 보지 못하더라도 소리를 듣고 위험을 감지할 수 있으므로 슬로프를 타고 내려갈 때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여행 중에 입은 신체적 손상이나 재산상의 피해를 보상해주는 여행자보험처럼, 스키장에서도 사고로 인한 금전적 손실을 보상해주는 스키-레저보험이 있다. 스키-레저 보험은 개인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단독 사고뿐만 아니라 상해 사고로 인한 피해자 보상도 지원해준다. 하루 단위나 휴일 등 원하는 특정기간에만 단기로 가입할 수도 있다.
지산리조트 스키영업팀 김춘수 팀장은 "슬로프에서 다른 사람과 부딪쳐 사고가 났을 경우엔 시비를 다투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서로 먼저 사과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조심한다면 남은 시즌 안전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우 문화관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