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칠순의 배모씨는 얼굴에 난 점이 갑자기 두배로 커져 제거했다. 그런데 점 뺀 부위의 피부 재생이 제대로 안되고 계속 진물이 나와 큰 병원으로 가서 조직검사를 했더니 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점으로 생각했던 배씨는 아연실색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이건 점이 아닌가?
-암 : 대학병원을 찾는 장노년층 환자의 상당수는 암 감별을 위해서다. 점 모양이 이상하거나 흑색종, 기저세포암 등이 의심될 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얼굴이나 손, 발에 없던 점이 생기거나, 점이 갑자기 커질 경우, 크기가 6㎜ 이상으로, 좌우 대칭이 아니면서 경계가 불분명하면 피부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영복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하나의 점 안에서 색이 진하고 흐린 것이 혼재돼 있거나, 여러 색이 섞여있는 경우에도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검버섯 : 특히 노인들에게 많이 생기는 검버섯(지루각화증)은 점이 아니다. 노화 및 자외선 노출로 인해 생긴 피부 상의 '얼룩'으로 볼수 있다. 일반적인 점(모반)과 성격이 달라서, 제거 방법도 달라야 한다. 김연진 퓨린피부과 원장은 "검버섯은 일반적인 점 빼는 레이저로 시술하면 비용은 저렴하지만, 더 진하게 되거나 흉터가 남을 수 있다"면서 "오타모반 등을 제거할 때 쓰는 엔디야그 레이저 등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미·주근깨 : 색소침착으로 형성되는 기미나 주근깨도 모반세포로 구성된 일반적인 점과는 다르다. 기미는 얼굴 부분에 갈색 색소가 불규칙한 형태로 침착되는 것으로, 눈 밑 광대뼈, 이마, 코 등에 잘 생긴다.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어서, 임신했을 때나 피임약 복용시, 자궁 질환이 있을 때에도 나타난다. 황갈색의 작은 색소성 반점인 주근깨는 뺨이나 팔의 윗부분, 앞가슴, 등 위쪽에 주로 생긴다. 동양인보다 백인에게 많고 사춘기 이후 줄어드는데, 기미와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근깨와 기미 치료에는 약물을 도포하기도 하고, 레이저도 많이 쓴다.
위치로 보는 점
점은 위치에 따라 경계 모반, 복합 모반, 진피 내 모반으로 나뉜다. 크기가 크다고 모두 깊은 점은 아니다.
-경계 모반 : 생긴 지 얼마 안 된 점으로, 피부의 가장 바깥인 표피에 있으며 평평하다.
-복합 모반 : 경계 모반이 점차 커지고 색도 진해지면서 표피 아래 진피층으로 이동하면 복합 모반이 된다. 볼록 솟아오른 모양이다.
-진피 내 모반 : 진피의 깊숙한 곳이나 지방층에 자리 잡게 되는데, 반구 모양으로 두드러지게 튀어 나오고 털이 나기도 한다.
다양한 색깔별 스토리
색깔에 따라 점을 나누기도 한다. 일반적인 검은색 점은 오래된 것일수록 짙은 색을 띤다. 그런데 점 색깔에 따라 점의 성격이 달라진다.
-갈색 : 카페오레(밀크커피) 반점은 생김새가 다양하고 몸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색이 진해진다. 그런데 카페오레 반점이 6개 이상이면 신경섬유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6개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일부의 돌연변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우성 유전이므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신경섬유종이 함께 나타나는지 잘 관찰해봐야 한다.
-푸른색 : 우선 몽고반점은 아기들의 엉덩이에 생기는 푸르스름한 점을 말한다. 주로 황인종에게 나타나며 우리나라의 경우 90% 정도는 선천적으로 나타난다는 통계가 있다. 대개 5~7세가 되면 거의 사라진다. 단 엉덩이 이외의 부위에 생기는 이소성 몽고반점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오타모반은 눈주위에 생기는 푸르스름한 점으로, 눈 흰자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선천적 오타모반은 얼굴 반쪽 부분에만 나타난다. 특히 후천적으로 화장품이나 헤어스프레이 등으로 인한 색소침착으로 생기는 경우, 여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붉은색 : 딸기반점으로도 불리는 혈관종은 보통 돌전후로 자연 소멸된다. 그런데 계속 남아있거나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영복 교수는 "이 경우 얼굴이나 큰 관절에 생겨 불편하다면 돌 전후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밝혔다. 치료에는 혈관에 작용하는 먹는 약이나 레이저가 쓰인다. 그런데 약물치료 시에는 심부전증 등에 쓰이는 베타블로커를 저용량으로 복용하며, 입원해서 심전도를 체크하기도 하는 등 치료에 신중을 기한다. 포도주색 모반은 혈관종보다 색깔이 옅고, 비교적 편평하며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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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사진>, 전지현 등 코에 점이 있는 여배우들을 보면서 한편으로 '코의 피부가 예민하거나 흉터가 걱정돼서 못 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결론은 얼굴에 있는 점은 모두 뺄 수 있다. 입술같이 민감한 부분의 점도 거의 흉터를 남기지 않고 뺄 수 있다. 그들의 점은 '매력포인트'일 뿐이다.
그렇지만 점빼기를 가장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흉터'다. 개개인의 '살성'에 따라 패임 흉터가 생길 수도 있고, 점 뺀 곳이 부풀어오르는 켈로이드 흉터가 생길 수도 있다. 점 뺀 부분이 패이는 흉터는 시술자의 숙련도도 변수가 되지만, 레이저를 여러번에 나눠서 시술해야 흉터를 줄일 수 있다. 김연진 원장은 "특히 튀어나오거나 털이 있는 점은 6주 간격으로 여러 번에 나눠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켈로이드 흉터의 경우도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스테로이드 주사 등으로 부기를 가라앉혀야 한다.
한편, 몸에 있는 점은 얼굴의 점에 비해 빼고난 후 상처가 아무는 속도도 느리고, 점이 얕아도 흉터가 남을 수 있다. '하얀 점으로 대체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열손상 때문에 흰색을 띄기 때문이다. 표피를 날려서 모낭이 없는 형태가 된 것이다.
점 빼는 레이저…어떤 것으로 시술해야 할까?
점 빼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레이저를 활용한 것이다. 레이저는 종류별로 쓰임새가 다르다.
일반적인 점을 빼는데 널리 쓰이는 CO2 레이저는 가장 기본적인 기기지만, 마취를 해야하고 통증이 다소 큰 단점이 있다. 어븀야그 레이저는 균일하게 점을 제거할 수 있지만 빨간 자국이 오래 가고 지혈이 잘 안되는 편이다. 오타모반, 주근깨 등 넓게 분포된 반점에는 색소질환에 효과적인 엔디야그나 루비, 알렉산드라이트 레이저 같은 Q-스위치 레이저를 많이 쓴다. 김연진 원장은 "얼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IPL은 예전엔 널리 쓰였지만, 최근엔 부작용들이 발견돼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요즘은 서로 다른 레이저로 '맞춤형 시술'을 하는 '트리플 점빼기', '테트라 점빼기' 등도 각광받고 있다. 또 '아이스 점빼기' 등 새로운 방법도 나왔다. 아이스 점빼기는 마취하지 않고 찬바람을 쐬며 자연스럽게 딱지가 생기게 해서 빼는 방법으로, 시술 후 세안과 메이크업 등의 제한이 없고 재생테이프를 붙일 필요가 없다.
한편 여러번 시술해야 하는 레이저가 부담스럽다면 또다른 방법도 있다. 이영복 교수는 "레이저로 깎으면 평면치료로 여러번 시술을 해야 하지만, 한번에 점을 깊숙이 제거한 후 꿰매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꿰맨 자국이 남을 수도 있지만, 여러번 시술받을 필요가 없어 부담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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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일단 점을 빼고나면 '두문불출'이 정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생테이프를 붙이고 바로 세수도 하고 화장도 하는 경우가 많다.
-재생밴드 : 보통 '깎는' 레이저 시술 후에 붙인다. 레이저에 따라 밴드를 붙이지 않고 로션만 바르는 경우도 있다.
-딱지 : 점 제거 후 생긴 딱지는 자연적으로 떨어지기 전까지 만지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시술 후 일주일간은 수영, 찜질방 등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얼굴보다 몸의 점은 아무는 속도가 더뎌 물이 닿는 것이 더 좋지 않기 때문에, 겨울에 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자외선 차단 : 자외선 차단을 잘 안하기 때문에 점이 다시 생겨나는 것은 아니지만, 딱지가 떨어진 후 붉은 새살이 햇볕에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기미를 제거한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에 더 신경써야 한다. 이때 자외선 차단제는 평소 바르던 것을 발라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