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찬성 입장을 내놓은 것이 청와대의 외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29일 최 씨 일가에 대한 삼성그룹의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공식 수사 개시일인 21일 이후 특검팀이 삼성그룹 임원을 소환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 수사 결과 김 사장은 작년 10월∼올해 3월 삼성전자가 최 씨 조카 장시호 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을 후원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이 돈이 작년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한 데 따른 대가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사장을 시작으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를 줄소환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환 조사도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게 된 과정에 '윗선'의 부당한 압력이 작용한 의혹은 이미 상당 부분 규명한 상태다.
국민연금의 결정을 주도했던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로부터 '보건복지부의 압력이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고,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긴급체포해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문 전 장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을 끌어내겠다는 내용의 보고서 작성을 복지부 간부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복지부 공무원들과 국민연금 직원들이 양사 합병과 관련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공유하며 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측이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특검팀이 삼성그룹 수뇌부의 줄소환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줄소환 범위에 이 부회장이 포함될지 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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