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이색적인 기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연말연시를 맞아 단순 성금 모금이나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즐거운 체험이 곧 기부가 되는 '퍼네이션(Funation)'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브랜드 활동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 기부에 대한 동기 유발과 재미를 일순위로 고려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들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캠페인으로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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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의 김장 체험 행사라고 하면 한두 포기 정도 담가보는 맛보기 체험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상하농원에서는 우리나라 김장 문화에 대한 이해부터 싱싱한 김장 재료를 고르고, 맛있는 김치를 담그는 방법까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친절히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진지하게 체험에 임하는 아이들을 보며, 함께 한 부모들도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가족이 직접 먹을 김치를 고사리 손으로 담그며 재미도 느끼고, 농원 인근 지역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활동을 통해 스스로 나눔의 참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교육 효과까지 거뒀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농원을 테마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연중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김장철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김치도 담궈보고, 정성이 담긴 김치로 주변의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해 기획했다"고 전했다.
금양인터내셔널, '사랑의 빨간모자 만들기' 캠페인
취미활동으로 즐기는 뜨개질을 사회공헌 활동에 접목한 사례도 있다. 와인수입사 금양인터내셔널은 이달 7일, '빨간모자를 쓴 1865' 와인을 연말 한정판으로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와인에 씌워진 이 모자는 소비자가 만든 것으로 사회공헌활동인 '사랑의 빨간띠 캠페인, 사랑의 빨간모자 만들기'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뜨개질 키트를 신청한 소비자가 완성된 빨간모자를 반환하면, 1865 와인에 씌워 한 병당 2000원씩 소아암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앰버서더인 최나연 프로골퍼도 참여를 독려하는 등 소비자의 자발적인 동참 속에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DIY 뮤직박스 만들고, 기부도 하고
화장품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뮤직박스를 만들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내고, 청각장애우를 위한 기부도 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마련했다.
일명 '그린 크리스마스'는 이니스프리의 대표 캠페인 중 하나로 2010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7번째를 맞이했다. 이번에는 루돌프,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3종의 나무 조립판으로 된 DIY 뮤직박스를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청각장애 아동들에게 기부한다.
직접 조립하고 색칠해 나만의 인테리어 소품도 만들고, 의미 있는 일에도 동참할 수 있어 특히 호응이 좋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