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정국 불안으로 소비 위축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연말·연초 특수는 사라졌고, 고가 제품 구매 비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고가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백화점들은 연말 실적 유지를 위해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1주일에 많게는 네 차례까지 임원들이 모여 매출 회복 대책을 강구하고 '반값 할인'을 비롯해 연말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설 선물 예약판매까지 앞당기는 등 매출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2014년, 2015년 각각 세월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매출이 사실상 역성장과 다름없는 정체를 겪었다"며 "가을까지만 해도 올해의 경우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소비 회복세가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나 유통업계에선 올해 전체 백화점 업계 매출 증가율이 2%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초 예상치인 4%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들어 10월까지는 매출 증가율(작년 동기대비)이 4%에 이르렀지만 11월 한 달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12월에도 역성장 추세가 이대로 이어지면 올해 전체 매출 증가율은 2%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둔 오는 15일부터 화장품 할인 행사와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의 신상품 다운 점퍼를 '반값' 수준판매하는 '하프 프라이스(반값) 기획전'을 열 예정이다. 다양한 상품을 특별가격에 판매하는 '쇼킹 프라이스 존'도 운영한다
현대백화점은 '스탬프 프로모션(판매촉진활동)', '대형 우편함' 등 크리스마스 관련 이벤트를 작년의 두 배로 늘리고 크리스마스 선물 할인 행사 규모도 20~30% 확대했다. 무역센터점은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16~18일 '남성 캐주얼 겨울 상품 대전'을 열어 폴로·타미힐피거·헤지스 등의 이월 상품을 최초 판매가보다 50% 저렴하게 판매하는 세일전을 진행한다.
같은 기간 신촌점은 5층 대행사장에서 '영 패션 아우터(외출복) 특가전'을 통해 베네통·지컷·톰보이 등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30~6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1월 초에도 '역대 최대 물량'의 할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들은 연말연초 특수를 누렸지만 올해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며 "백화점들이 연말까지 매출 확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적극적인 할인행사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