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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경마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강마는 '클린업조이(서울)'와 '트리플나인(부경)'이었다.
발표에 앞서,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19일(토)부터 28일(월)까지 10일간 그랑프리(GⅠ) 출전마 고객 인기투표를 실시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참여자도 4000여명에 달했다.
서울 경마팬들의 선택은 단연 '클린업조이'였다. 1364표를 얻으며 2위를 기록한 '빛의정상'(1144표)을 크게 따돌렸다. '클린업조이'는 50%의 승률을 지니고 있음에도 지금껏 대상경주와는 인연이 없어 팬들 사이에서는 '무관의 제왕'이라 불렸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10월 'KRA컵 Classic(GⅡ)'에서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경마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송문길 조교사는 "경마팬들의 관심에 감사드린다. 그 만큼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다행히 컨디션이 좋아 경주결과도 기대해볼만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송문길 조교사와 '클린업조이'의 인연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주 토요일(3일) 우리 마방으로 왔다"며 "서로에 대해 천천히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조교를 담당해왔던 함완식 기수가 훈련을 맡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트리플나인(부경 1위)'을 비롯해, '파워블레이드(부경 4위)'까지 상위 5위에 두 마리의 경주마를 올린 김영관 조교사도 심경도 송문길 조교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출전을 앞두고 다행히 몸 상태가 좋다"며 "하지만 '클린업조이'를 비롯해 출전마들이 쟁쟁해 쉽게 우승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그랑프리(GⅠ)는 지난 1982년 첫 번째 무대를 가진 이래, 현재까지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권위 있는 대상경주다. 14개 오픈경주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회이며, 대상경주 중 최장거리(2300m)라는 점 등으로 인해 경마팬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
차별화되는 특징들로 한국마사회는 대상경주 중 유일하게 그랑프리에만 독특한 출전마 선정방식을 둔다. 경마팬들이 직접 출전마를 뽑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볼드킹즈'를 제치고 고객 인기투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트리플나인'이 연도대표마와 최우수국내산마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경마관계자들이 그랑프리를 앞두고 인기투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