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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배당 하는 포르쉐코리아, 작년 차 1대값 '짠돌이' 기부…한국 소비자 홀대?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6-12-01 10:11


지난해 '디젤 스캔들'이 불거진 폭스바겐그룹의 포르쉐가 '한국 소비자 홀대' 논란에 휩싸였다.

수억원대의 고가 스포츠카를 국내에 판매 중인 포르쉐코리아가 국내 기부에는 인색한 반면 외국인 대주주에게 꾸준히 고배당을 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르쉐는 한국에서 판매한 7개 차종이 최근 환경부 조사에서 인증서류 조작과 함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품 브랜드에 먹칠을 하는 악재까지 터진 것. 올들어 잇따른 리콜로 명품 이미지가 추락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포르쉐코리아 새 사령탑에 오른 미하엘 키르쉬 대표(51)는 한국 부임 후 첫 시련을 맞으며, 경영능력을 엿볼 수 있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수억원대의 고가 스포츠카를 국내에 판매 중인 포르쉐코리아가 국내 기부에는 인색한 반면 외국인 대주주에게 꾸준히 고배당을 하면서 '한국 소비자 홀대'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 8월 포르쉐코리아 대표에 부임한 미하엘 키르쉬 사장.


고배당하면서 국내 사회공헌은 '인색'…작년 차 1대 값 기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40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 2878억원에 비해 약 41.3% 급증한 규모다. 또한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사상 최대인 3856대가 판매돼 2014년(2568대) 대비 50.2% 급신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2014년(146억원)에 비해 41.6% 급감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2014년 5%에서 지난해 2%로 줄었다. 이는 판매·관리비용의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고선전비의 경우 2014년 43억여원에서 지난해 82억여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포르쉐코리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60억원으로 2014년 12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배당성향은 2014년 90%에서 지난해 100%로 뛰었다. 당기순이익에 해당하는 금액 전부가 주주들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부유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비해 포르쉐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기부액은 1억5000만원으로 국내에 판매중인 스포츠카 1대(신형 파나메라 기준) 정도의 가격이다. 이는 영업이익의 1.76%에 불과한 금액이다. 한 소비자는 "배당액이 수십억원에 달하면서 기부는 찔끔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한국 시장과 한국 소비자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포르쉐 마칸


인증 서류 조작 등 드러나…과징금 28억여원 부과될 듯

뿐만 아니라 최근 포르쉐코리아는 인증서류를 조작한 것까지 드러나면서 망신을 당했다. 환경부는 올해 8월 폭스바겐 인증서류 위조 적발 후 국내 15개 수입사의 유사 사례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난 29일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한국닛산·BMW코리아 등 3개사 10개 차종에서 인증서류 조작·오류 등이 발견됐다.

해당 10개 차종에서 포르쉐코리아가 판매한 차종은 7개로, 대부분 1억원에 육박하거나 수억원에 달하는 모델들이다. 10개 차종 종 판매중인 모델은 포르쉐의 '마칸S디젤'·'카이엔SE-하이브리드'·'카이엔터보'를 비롯해 닛산의 '인피니티Q50'·'캐시카이', BMW의 'X5M' 등이다. 이들 6개 차종은 무더기로 판매 중단될 전망이다. 포르쉐의 '918스파이더'·'카이맨GTS'·'911GT3'·'파나메라SE-하이브리드' 등 4개 차종은 이미 단종됐다.

이날 환경부는 3개 수입사에 청문 실시를 통지했으며, 청문 절차를 거쳐 12월 중순쯤 행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환경부는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차종은 인증취소, 판매정지(판매 중인 6개 차종)된다. 이미 판매된 4439대를 대상으로 과징금 65억원도 부과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포르쉐코리아에는 28억6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포르쉐코리아는 '마칸S디젤' 등 3개 차량의 인증서류에 배출가스 시험성적을 일부 바꾼 것이 드러났다. 또한 '카이맨GTS' 등 4개 차량은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환경부가 인증해준 시설이 아닌 곳에서 시험했음에도 인증 받은 시설에서 시험한 것으로 인증서류를 제출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조사 기간 인증서류 오류를 환경부와 검찰에 자진 신고한 만큼 앞으로도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마칸S디젤 등 3개 차종의 판매를 전날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객에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포르쉐코리아는 올 들어 계속 부정적 이슈에 시달렸다. 대당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고가 차량임에도 올해 리콜이 잇따르면서 명품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 것. 법인차량에 대한 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포르쉐코리아는 올들어 판매 실적이 주춤해졌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포르쉐코리아의 누적 판매는 1732대로 전년 동기(2120대)에 비해 약 18.3% 감소했다. 결국 포르쉐 본사는 지난 7월 김근탁 대표를 2년반만에 경질하고 지난 8월 1일자로 한국법인의 새 대표로 미하엘 키르쉬를 임명했다. 키르쉬 대표로서는 한국내 판매 실적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신뢰를 얻지 못하는 한 실적 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포르쉐코리아가 카이맨GTS의 배출가스 시험을 미인증 시설에서 진행했지만 인증받은 곳에서 시험한 것으로 환경부에 제출한 시험성적서.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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