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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치 않은 한 권의 여행서가 올 가을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내용이 평범한 여행 책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사실과 깊이 있는 인문 상식을 담고 있는 교양서에 가깝다. 따라서 시시콜콜한 여정과 답사 팁이 가득한 요즘 관광 안내서와는 차별화가 된다.
대신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여행의 방법을 제대로 담고 있다. 과연 이탈리아의 어디를 찾고, 무엇을 어떻게 봐야할지 여행자에게 상세한 지침을 제시하는 일종의 나침반과도 같다.
책은 이탈리아 역사를 비롯해 도시 문화 예술 등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수도 로마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8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다. 로마에서 가까운 도시부터 먼 곳을 찾는 방식이다.
고대 로마의 찬란한 시작이며, 라틴어의 발원지, 20여 곳의 교회와 유적·미술품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직조하듯 꼼꼼히 담아냈다. 뿐만 아니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알프스의 연봉이며, 그 아래 푸르른 마조레, 코모, 오르타 등 피에몬테 지역의 아름다운 호수 경관 등 이탈리아의 대자연 또한 맛깔스럽게 녹아내고 있다. 지도를 포함해 200여 점의 도판도 함께 수록해 인문기행서의 충실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노르웨이대사를 비롯해 영국, 유고슬라비아, 유엔대표부 등 세계 각지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다. 그가 유독 이탈리아의 매력을 책으로 담아내기까지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여행 법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이탈리아가 서양문화의 뿌리이기에 우리의 여행자들이 이탈리아를 찾아 서양문화의 원류와 그 가치를 헤아릴 줄 알게 된다면,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데에도 마찬가지의 이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인문학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여행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문학평론가 최원식 씨는 재미와 품격을 함께 갖춘 기행서 '이탈리아 이털리아' 를 두고 "눈의 호사와 사유의 즐거움을 겹으로 선사하는 불이(不二)의 이탈리아 입문서"라고 극찬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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