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원·달러 환율이 13개월여 만에 110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우리 경제에 득(得)보다 실(失)이 많아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환율 하락은 물가안정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수입물가가 낮아져 수입기업들의 이익이 늘고 저렴한 수입품들은 국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최근 달러와 금의 상관관계가 무너짐에 따라 이 같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로 원료 수입이 저렴해 졌음에도 기업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아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일동후디스 등 분유업체들은 소비자가격에 인하율을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부대비용 등을 적용시켜 오히려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한·EU FTA 소비자후생 효과 체감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격인하 체감도는 5점 만점에 3.49점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환율 인하로 인한 물가안정 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환율 하락으로 수입 물품의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를 많이 해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는 명제도 있다"며 "하지만, 최근 소비위축은 소득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근저에 있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한다고 해서 소비가 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환율 하락으로 인한 긍정적인 요소는 기러기아빠나 유학생을 둔 가정, 개인적인 해외여행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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