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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이용' 방치하는 코스트코, 불통의 아이콘?…'상품권 논란' 방치 비난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6-07-29 08:14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꼼수 이용'을 알고도 방치하고 있어 회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내 창고형 할인매장을 주도하는 코스트코는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매장 입구부터 직원들이 회원카드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원이 아니면 상품의 결제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고객들은 개인 3만5000원, 법인 3만원이라는 부담되는 연회비를 매년 꼬박꼬박 내면서 코스트코가 제공하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코스트코의 입장과 물건 구매가 가능한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최근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코스트코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이 '꼼수 이용법'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코스트코는 이런 변칙 이용법을 알고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회피하고 있어 기존 회원들까지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트코 상품권은 왜 온라인에서 더 비싸게 팔리나?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코스트코 상품권'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코스트코 꿀팁 : 상품권으로 입장하기' '코스트코 회원카드 없이 코스트코 상품권으로 쇼핑~' '코스트코 상품권으로 회원가입없이 들어가요' 등 꼼수 이용 방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계속된 경기 침체로 한 푼이 아까운 상황에서 연회비 3만5000원이란 '거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노하우에 귀가 솔깃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에 소개된 '꼼수 이용법'은 다음과 같다.

매장 입구에서 직원이 회원카드를 요구하면 '자연스럽게' 코스트코 상품권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무사 통과가 된다. 그러다보니 상품권이 입장권이 되는 셈.


물품 구입에 있어서도 5만원짜리 상품권 한 장만 있으면 계산이 시작된다. 보통은 회원카드를 먼저 제출하고 본인 확인을 거친 뒤 계산이 시작되지만, 상품권 소지자는 구입하는 물건의 총액에 상관없이 보여주는 것만으로 계산이 진행되는 것. 만약 구입한 물건의 총액이 상품권 액수보다 높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족한 부분만큼 현금이나 삼성카드로 계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라인에서 코스트코 상품권은 프리미엄이 붙어서 판매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상품권이 액면가보다 낮게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한 직거래 사이트에서는 5만원짜리 코스트코 상품권이 장당 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트코 상품권에 대한 프리미엄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는 더욱 높아져, 액면가 대비 최대 10%까지 가격이 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응 필요성도 못 느끼는 행태가 더 심각

코스트코 상품권을 정상적으로 구하기 위해서는 회원이 매장에서 현찰을 내고 사야 한다.

그런만큼 지인 중에 코스트코 회원이 있을 경우 상품권 수십만원 어치 구입을 부탁해 연회비를 내지 않고 수차례 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본인이 회원일 경우에는 회원 만료 이전에 상품권을 구입해 놓고, 다시 회비를 내지 않고도 상품권으로 계속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정상적으로 회비를 내고 이용하는 다수의 회원들까지도 이런 변칙 이용법에 귀가 솔깃해 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코스트코는 오는 9월 1일부터 연회비 10%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법인은 3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일반 회원은 3만5000원에서 3만8500원으로 연회비가 오른다. 연회비 인상과 맞물려 '꼼수 이용법'은 더욱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변칙 이용법은 정상적으로 회비를 낸 기존 회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스트코는 소비자들이 낸 회비로 저렴하고 퀄리티 높은 상품과 함께 최고의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대로라면, 상품권을 이용한 '무임 승차자'가 늘어나면 서비스의 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코스트코의 '불통' 행태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반복돼 보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품권을 이용한 꼼수 이용객에 대한 코스트코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답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코스트코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전화를 걸어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회사 차원에서 따로 응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코스트코의 소비자와의 불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5월,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코스트코는 오히려 옥시 제품 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해 빈축을 샀다. 결국 소비자들의 항의가 계속 이어진 뒤에야 매장에서 옥시 제품을 전부 철수시켰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식지 않았다.

한편 코스트코는 현재 국내에서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3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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