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땅값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귀포시에서는 제2공항 예정지역으로 선정된 성산읍 지역이 35.5%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다음으로 인근지역인 표선면이 35.3%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성산읍 온평리는 57.9%의 상승률을 기록, 전체적인 땅값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땅값이 오르면서 동시에 집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처럼 땅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제주가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급부상함에 따라 이주해오는 인구가 늘어나는 등 실수요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제주의 인구는 지난해 6월 63만명을 넘어선 뒤 불과 반년 만에 12월 31일 기준 64만1355명을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3% 이상의 인구증가율이라면 올해 말 제주인구는 66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편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증가하면서 지방세인 취득세 징수액이 늘어나는 반면 토지주의 세부담이 급증하고 각종 공공사업도 차질을 빚는 등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부동산(토지·건축물·주택) 부문 취득세로 총 3402억원을 징수했다. 개별공시지가 상승으로 지방세 징수액이 늘어나지만, 부담은 고스란히 땅주인의 몫으로 돌아간다. 작년보다 27.77% 오른 제주의 땅 주인들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합한 보유세도 작년과 견줘 30% 가까이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종 공공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공항 주변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공항 우회도로 건설에 따른 토지보상비는 애초 145억원에서 280억원으로 두 배로 껑충 뛰었다. 또 제주시는 내년부터 19개 동 지역의 배기량 1600㏄ 이상 중형자동차 등에 대한 차고지증명제를 확대시행할 예정이지만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필요한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