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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부터 노조위원장까지…KT&G 잇딴 비리 연루에 몸살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6-05-25 09:16

KT&G가 연이어 터진 비리 사건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사장으로부터 회사 임원, 노조위원장, 납품업체까지 줄줄이 '검은 거래'에 연루되면서 KT&G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다.

KT&G의 이런 악재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민영진 전 사장은 지난해 7월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후 민 전 사장은 돌연 사장직을 사임했다. 민 전 사장은 결국 지난해 12월 구속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민 전 사장은 2009∼2012년 협력업체와 회사 내부 관계자, 해외 바이어 등으로부터 1억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가 드러났다.

생산·연구개발(R&D) 부문장(부사장)으로 있던 민 전 사장은 2009년 10월 인사 청탁과 함께 이모 전 부사장에게서 4000만원을 받아 챙겼고, 다음해 2월에는 사장 취임 직후 납품사 지위를 유지해주는 대가로 협력업체에서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회사 본부장급 직원 5명과 러시아 출장을 가 중동의 담배 유통상으로부터 4500만원대 스위스제 명품시계 '파텍 필립' 1개와 670여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5개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파텍 필립 명품시계는 노조위원장 전모씨에게 건너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노사관계 업무에서 사측 의견을 반영하는 대가로 민 전 사장에게서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전 노조위원장 전모씨를 지난 18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2010년 7월 러시아 모스크바 한 호텔 방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고 합의를 성사한 대가 등으로 민 전 사장으로부터 시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4선 노조위원장을 지낸 전씨는 또한 다른 비리도 드러나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2009년부터 2013년 말까지 모 건설회사 대표의 소개로 부동산 경매를 받아 시세차익 4억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KT&G의 현 사장도 검찰의 칼끝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백복인 사장은 광고기획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백 사장은 기소되지 않았지만, 그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광고대행업체 A사 대표 권모씨가 최근 추가 기소되면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진다.

회사 자금 약 4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3월 기소됐던 권씨는 2011년 2월∼2012년 초 외국계 광고대행사 J사가 KT&G 관련 광고를 따내거나 계약을 연장하게 도와달라며 6차례에 걸쳐 5500만원을 백 사장에게 건넨 혐의로 지난 18일 추가 기소됐다.

당시 백 사장은 광고대행사 선정과 평가에 관여할 수 있는 마케팅실장직과 본부장직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사장은 3월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면서 부당한 청탁은 없었다

검찰은 3월말 백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볼 때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밖에 이모 전 KT&G 부사장은 신탄진공장 생산실장이던 구모씨와 2007년 5월∼2013년 2월 납품단가를 유지해주고 협력업체 지정을 돕는 대가로 인쇄업체 S사로부터 6억36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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