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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용서해줘"…'낙태아 위령재' 여는 벽운사

권오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02 10:46


계절의 여왕 5월은 무언가 생동감을 일으키는 희망의 계절이다. 그래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가정의 달로 정해졌다.

하지만 가정의 달 5월뿐만 아니라 수천 번이고 다시 생각해봐야할 소중한 생명들이 있다. 인연이 짧아서인지 불가피해서인지 세상 빛을 보지 못하고 낙태된 불쌍한 아이들이다.

누구나 다 사정은 있겠지만 지금 살아있는 아이들은 소중하게 여기면서 그때 낙태된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음 한곳에 남아있는 아쉬움과 회한은 떨칠 수가 없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생명존중에 기치와 낙태로 인한 모든 사회적인 병리현상에 경종을 울릴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벽운사'를 찾았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지하철 7호선 공릉역 1번 출구에서 원자력병원 방향으로 70m쯤 가면 벽운사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곳은 분명 '절'이지만 16년 전부터 낙태아를 좋은 세상으로 보내고자 낙태아 위령재를 타종교인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초종교적인 의식으로 발전시켜왔다.

이 위령재를 통해 낙태나 인공유산에 자유로울 수 없는 모든 엄마 아빠의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한다.

또한 떠나보낸 태아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해 태명도 지어주고 수계식도 하면서 그들의 혼을 달래주는 49재 형식의 행사를 연다.


주지 지산스님은 15년 전부터 이 위령재를 1년에 3번 시행하고 특히 매년 5월 가정의 달이 되면 많은 이의 동참을 위해 무료로 위령재를 지낸다.

또한 가급적이면 자식이나 손자까지도 이 행사에 함께 동참하도록 해 생명존중과 낙태, 유산에 대한 문화적 정신적인 계도에 주력한다.

이 위령재에 동참하기위해서는 분유나 과자 배냇저고리 등 아기용품을 형편껏 사와 위령재 제상에 올려놓고 그들을 위로한다.

이 위령재가 끝나면 나눔의 정신으로 모든 물품을 미혼모 시설 등에 기증한다. 불쌍한 태아의 혼을 위로하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아기용품들을 나누는 훈훈한 광경이 매년 참가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벽운사 주지 지산스님은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의 정화가 우선이다. 자신을 누르는 무거운 어깨가 가벼워져야한다"며 "낙태로 인한 장애가 악재우환의 원인인 것처럼 혹세무민하는 일부 종교 역술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가급적이면 젊은 층의 가임여성의 참석을 고무적으로 생각하며 특히 부부, 남자친구와 함께 동참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아무쪼록 위령재가 낙태에 대한 부끄러움보다는 참회와 생명존중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경제팀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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