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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한국시각) 벨기에 투비즈의 스타드 레뷔르통 연습구장.
'자율'과 '책임'에 해답이 있었다. 두 시즌 간 투비즈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김 코치는 "프로 선수들이라면 기본적으로 경기 전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노하우는 누구든 갖고 있다"며 "유럽 팀들 대부분은 훈련에서 전술적인 지시나 맞춤 주문보다는 선수들이 최대한 편하게 경기를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그는 "훈련을 위한 경기가 아닌, 경기를 위한 훈련"이라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더 좋은 효과로 나타난다. 선수들 스스로도 그런 점을 알기에 단 한 시간의 훈련이라고 해도 집중력은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훈련에서도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훈련 속도를 높이면서 템포를 조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 코치는 "경기 하루 전에도 딱히 특별한 훈련은 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는 팀 미팅 등을 통해 약속된 부분과 컨디션을 점검하면서 선발 라인업을 짠다"며 "선수들도 이 점을 잘 알기에 가벼운 훈련이라고 해도 몸을 사리거나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벨기에 축구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유럽의 변방이었다. 1980년대 영광의 세월에 취해 후대를 양성하지 않은 책임이었다. 뒤늦게 벨기에축구협회가 나서 유소년 육성에 올인한 결과 벨기에는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위에 오를 정도의 강팀으로 변모했다. 김 코치는 "어린 선수들이 눈발이 날리는데도 1시간30분씩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코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훈련은 아니다"라면서 "선수들 스스로 자신을 다지는 법을 깨우치게 하는 벨기에식 육성법은 한국 축구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비즈(벨기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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