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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이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의 위기 속에서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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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업계가 우려할 정도로 업황이 심각한 상태에서 동부제철은 더 큰 위기에 빠져있다. 경영부실과 실적악화로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급기야 지난 2월 16일 한국거래소가 동부제철 측에 "시장에 퍼진 2년 연속 자본금 50% 이상 잠식설이 사실인지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동부제철 측은 결산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확정된 것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2월 29일 2014년에 이어 2015년 말 기준으로 2년 연속 자본금 50% 이상 잠식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거래소는 이날 "동부제철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우려가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 16일 이후 현재까지 동부제철의 주식은 거래정지 상태다. 거래소는 오는 4월 20일까지 자본잠식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장을 폐지시킨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감자와 함께 대출금 2000억원의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위기 해소 가능성은 열려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출자전환은 추가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아닌 기존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감자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며 "동부제철의 상장폐지를 막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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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회사가 풍전등화(風前燈火)인 가운데 동부제철은 지난 2월 중반 전직원에게 월급 2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동부제철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약 5500만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직원 1인당 월급은 약 460만원, 성과급과 급여를 포함할 경우 약 1380만원을 지급받은 셈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2월 16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는 와중에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주식거래 정지 상태에서 성과급을 지급한 건 맞지만, 작지만 흑자전환하며 채권단과 협의한 목표가 충족돼 지급한 것"이라며 "주식거래 정지는 출자전환 등의 과정에서 자동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실적 악화로 수차례 직원들의 임금 삭감 및 반납이 이뤄졌고 몇 차례 일부 보전도 진행됐다"며 "최근 4~5년 동안 실질적인 임금인상 없이 동결상태가 이어졌기에 이번 성과급 지급은 경영진이 지난해 약속한 작은 보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도 "일각에서 워크아웃 중에 성과급을 지급한데 대한 비난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며 "기업 정상화를 위해 워크아웃 돌입시 목표를 규정했고 이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기에 독려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