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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돌풍 주역 손제민, 비결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3-29 10:48



손제민(43·6기)은 2016년 경정 초반 돌풍의 주역이다.

지난해 데뷔 9년 만에 그랑프리 왕좌에 오를 때만 해도 '이변'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펠러 고정지급제와 보트-모터 교체라는 변수를 뚫고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제재로 지난 19일부터 시즌에 돌입했음에도 7차례 경주에서 우승 3회, 2착 4회 등 승률 43%, 연대율-삼연대율 100%을 기록하며 공백기가 무색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제재 기간 허송세월하지 않은 게 상승세의 원인이다. 손제민은 "(복귀 전) 4주 간 영종도 훈련원에서 준비기간을 가졌던 게 득이 됐다"며 "곧바로 실전에 투입됐다면 신형 모터보트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었겠지만 특징을 파악한 후에 미사리 수면에 나섰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초동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는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2016년 경정은 이변의 연속이다. 기존 강자 어선규가 몰락하고 신예들이 빛을 보고 있다. 장비 교체 및 제도 개선 등이 이뤄지면서 기존 강자들은 적응에 애를 먹는 반면, 신예들이 치고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손제민은 "현재 선수가 손을 쓸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일단은 괜찮은 모터가 배정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며 "배정된 모터와 펠러에 대하여는 전기장치 등을 세척하거나 기어간극, 틸트각 정도만 정비할 수 있어 선수들의 정비개입에도 한계가 있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본장 지정훈련에서는 턴 마크를 놓치지 않는 선회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다. 초동을 놓치면 선회가 흐트러지는 만큼 최대한 정확한 타이밍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평소 인빠지기시 턴 스피드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영종도 훈련원에서는 전속 인빠지기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상스키 국가대표 출신인 손제민에게 물은 익숙한 존재다. 스스로도 "물에 빠지는 게 두렵지 않다. 어떤 때에는 물에서 보내는 게 더 편안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한다. 그는 "경정은 스타트시 통상적으로 공중선의 깃발이나 풍향, 풍속 정도만 체크하는데 나는 수면에 깔려서 부는 바람이나 너울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서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선전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랑프리를 통해 강자로 우뚝 섰지만 손제민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손제민은 "내가 경쟁 해야 하는 모든 경정 선수들이 라이벌"이라고 지목하며 "목표를 크게 세우면 스타트를 무리하게 되고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져 오히려 성적이 더 안 나왔던 경험이 있다. 승수를 쌓는데 집착하기 보다는 기복 없이 꾸준하게 성적을 내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랑프리 4연패로 배혜민의 그랑프리 3연패 기록을 깨보고 싶다"는 욕심도 나타냈다.

경정 전문가는 "손제민은 가진 기량에 비해 저평가됐던 전력이었다. 작년 그랑프리 우승 전까지 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지도가 부족했지만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탄탄한 기본기와 스타트 능력을 겸비한 실력자"라며 "최근 자신감이 바짝 붙어 공격적으로 입상권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남은 시즌 동안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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