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대페인트의 경영권 다툼이 지난해 8월 부산항에 문을 연 면세점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 고상인씨측은 부산면세점의 노조원 4명, 비노조원 4명 등 8명의 대기발령자에 대해 "3월 2일부터 인천본사 대기 인사명령을 공지했으나 해당 사원들이 인사명령을 이유 없이 이행치 않았다"며 "미 이행시 근로기준법 및 사규에 의거 적법한 처분을 내리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부산항면세점 비상대책위원회는 "김동하·김준남을 법원에서 인정한 대표집행임원의 지위가 있음을 밝히고, 고상인·황병우·나상대는 해고된 자임을 재차 표명한다"며 "자격이 없기 때문에 고상인의 업무지시 및 인사발령을 따를 수 없고, 부산면세점 방문도 거절한다"고 반박했다.
부산면세점에 근무하다 대기발령을 받은 한 노조원은 "부산이 고향이고 가족이 모두 여기 거주하는데 느닷없이 인천본사 발령을 내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대기발령자 8명 중 4명이 현대페인트 소속 노조원임에도 노조가 핍박하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영권 다툼이 노조 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끝 모를 분쟁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페인트가 언제쯤 정상화를 위한 행보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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