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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사랑니, 꼭 뽑아야 하는 경우는?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6-03-01 17:27


최근 20대 초반의 젊은 환자들이 사랑니를 뽑기 위해 많이 내원했다. 방학 기간의 다소 여유 있는 시간을 이용해 애물단지 같은 사랑니를 뽑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랑니를 발치하는 환자들의 이유는 다양하다.

①사랑니 주변으로 염증이 생겨서 아프다.

②사랑니가 썩은 거 같아 보인다.

③사랑니와 그 앞의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많이 낀다.

④교정을 하는데 교정하는 선생님이 뽑을 것을 권유했다.

⑤사랑니가 치아를 밀어 앞니가 틀어졌다.

⑥미국에 사는데 사랑니 발치 비용이 너무 들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리나라에서 뽑고 싶다.


환자들이 사랑니를 뽑고 싶어 하는 이유 중에는 타당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①의 경우와 같이 사랑니 주변으로 염증이 생긴다면 사랑니를 뽑아야 한다. 옆의 이까지 치주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다수는 수술로 발치해야 한다.

②의 경우 충치라면 뽑아야 한다. 다만, 충치가 아니라 올바로 사랑니가 난 경우 반대측 사랑니와 잘 교합되는 경우 꼭 발치할 필요는 없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고 40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 뼈와 너무 강하게 붙어 있어 발치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0대의 젊은 환자는 치아를 덮고 있는 뼈와 치주 인대의 탄력성이 좋아 대체로 발치가 용이하다. 꼭 빼야할 사랑니라면 20대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

③의 경우처럼 음식물이 많이 끼는 경우는 어렵더라도 뽑아야 한다. 이런 사랑니는 대개 누워있으면서 머리 부분의 일부분만 밖으로 나와 있어 충치나 치주 질환이 생긴다. 반드시 발치해야 하고, 이런 사랑니는 수술로 뽑아야 한다.

④의 경우 교정 치과의사의 전문적 판단이므로 발치해야 한다.

⑤의 경우는 잘못된 치과 상식의 대표적인 예다. 사랑니를 뽑는다고 해서 앞니가 틀어지는 것을 막지 못한다. 앞니가 틀어지는 것은 치아가 전체적으로 전방으로 이동하려는 성질에 의한 것이지 사랑니 때문이 아니다. 치주적인 문제 등으로 사랑니를 뽑는 것은 치아의 틀어짐을 막는 것과 관계가 없다.

⑥의 경우 사랑니 발치가 타당한 경우는 진행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행하지 않는다. 사랑니 발치는 대단히 어렵고 위험한 수술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단지 발치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발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출국 며칠을 남기고 발치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2주 이상의 충분한 시간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랑니 발치는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시술되지만 또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발치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반드시 치과의사의 충분한 검사와 상담을 진행한 후 발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 그렇게 함으로써 환자에게 이롭고, 안전한 사랑니 발치가 될 수 있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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