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수 도핑 적발, 韓경마는 안전한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2-11 17:33



일본에서 기수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기승 정지 처분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중앙경마회(JRA)는 11일 멕시코 출신으로 지난 1월부터 활약 중인 루이스 콘트레라스가 도핑(Doping) 결과 금지약물성분인 옥시코돈이 검출되어 기승 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옥시코돈은 마약성 진통제로 과다 복용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약품으로 알려져 있다. 콘트레라스는 지난달 5일부터 단기 면허로 JRA에 입성해 현재까지 2승을 기록 중이다. JRA는 향후 처분이 정해질 때까지 콘트레라스의 자격을 무기한 정지 시킨다고 공지했다.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마다 화두로 떠오르는 도핑의 어원은 경마에서 출발했다. 어원은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덜란드에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마시던 술인 돕(Dop)에서 유래했다. '도핑'이 공식용어로 등장한 것은 1899년이다. 당시 유럽에서 쓰이던 사전에서 도핑을 '경주마에게 사용되어지는 아편과 마약류의 혼합물'로 정의하면서 부터다. 이후 1911년 오스트리아 경마당국이 화학자인 프랜켈 박사를 고용해 경주마 타액의 화학물질을 검사하기 시작한 것이 도핑검사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 도핑이 실시된 것은 1986년 프랑스 그르노블 동계올림픽과 멕시코 하계올림픽부터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남자 육상 100m 1위를 차지한 벤 존슨이 약물 사용을 적발 당하면서 도핑은 모든 스포츠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경마 선진국을 중심으로 마필 뿐만 아니라 기수에 대한 도핑검사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출주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약물을 복용해 체중을 줄인다거나 음주, 각성제 등 마약류를 복용한 채 경주에 나서는 일을 막고자 하는 취지다. 경주를 전후해 기수의 소변샘플을 채취해 검사하는 방식이다. 콘트레라스 역시 이런 절차에 의해 금지약물성분이 검출되어 기승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다.

한국 경마는 금지약물에 의한 부정경마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976년부터 약물검사 전문 인력 확보를 시작했다. 1987년부터는 현재의 검사시스템(사전-사후-출마투표 전 검사)을 완성했다. 현재 렛츠런파크서울과 부경, 제주에 도핑검사만을 전담하는 전담부서가 따로 설치되어 있다. 이들은 매 경마일 전체 출전경주마를 대상으로 사전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경주가 끝나면 1위부터 3위까지 경주마와 재결에서 지정한 마필까지 경주 후 도핑검사를 실시한다. 경주 전 도핑검사는 혈액을 이용해 검사하고 있으며, 경주 후 검사는 경주마의 소변이나 혈액을 채취해 검사한다. 경주 전 301종, 경주 후 464종을 검사하며, 중복되는 리스트 감안해 총 500종의 약물을 검사하고 있다. 검사 대상에는 말뿐 아니라 사료, 보양식 등까지 모두 포함된다. 최근에는 경마 선진국들의 추세에 맞춰 그동안 음주 측정 선에서 그쳤던 기수에 대한 본격적인 도핑 실시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카오 경마 시행체의 마필-기수 대상 도핑 대행 계약을 맺는 등 그간 인정 받은 기술과 노하우가 있어 도입이 결정되면 시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평가다.

허만대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 팀장은 "콘트레라스가 복용한 옥시코돈은 국내 검사에서도 금지성분으로 지정된 약물"이라며 "말과 달리 기수는 치료 목적 복용의 증명이 징계를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경마 도핑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그간 축적된 경험도 풍부하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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