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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드롬엔 사계절이 없다.
동계훈련 기간 중 선수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한 시즌을 덜 피로하게 마칠 수 있도록 체력을 보강하는 일이다. 그렇다 보니 정작 경기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주행훈련은 여름철에 비해 다소 소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점도 선수들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는데 동계훈련에 특히 민감한 유형은 아무래도 자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행형과 젖히기형 선수들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마지막 짧은 직선에서 강하게 승부하는 마크 추입형 선수들에 비해 두배 이상의 힘을 요하기 전술이기 때문이다.
선행형 선수들은 추운 겨울이 반갑지 않다. 지구력을 주무기로 삼는 선행형들은 훈련 역시 장거리 도로훈련에 비중을 두는 편이다. 최근처럼 한파가 불어닥칠 경우 일반적으로 훈련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일부 추입형들처럼 동계훈련을 외면하자니 장기 레이스를 버텨낼 자신이 없게 된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무거운 체력훈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다리 회전이 추입형에 비해 더디게 되는 부작용에 직면하기도 한다.
봄과 가을에 추입형 선수들의 승률은 65% 내외다. 반면 한파가 닥친 동계훈련기간인 올 1월 한달간은 74%로 크게 상승했다. 반대로 선행형과 젖히기형 선수들은 평균 35%에서 26%로 떨어진 것을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 올 시즌 결승 5회차 경주를 살펴보면 3회차 이명현의 선행 우승이 유일할 뿐 나머지 우승이 모두 추입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겨울철은 지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생겨난다. 이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경기 북부, 강원지방 및 충청권 선수들에 비해 따뜻한 남쪽지방 선수들과 돔경륜장 인근 선수들이 날씨에 따른 영향을 덜 받아 훈련 및 컨디션 조절 또한 용이하기 때문이다.
경륜 관계자는 "사이클은 전형적인 하계 스포츠다보니 겨울철엔 날씨에 덜 민감한 추입형 선수들, 그리고 훈련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남쪽지방 선수들과 돔경륜장 인근지역 선수들이 강세를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며 계절별, 지역에 따른 분석 역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