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삼성물산 출범 100일…합병 시너지 효과 언제 나올까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08 14:56


통합 삼성물산이 9일 출범 100일째를 맞는다. 통합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미래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내세워 합병을 성사시켰지만 '합병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 미치는 분위기다. 특히 회사 안팎에 산재한 문제들도 많아 합병 시너지 효과가 언제 발휘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식 출범을 전후로 18만원에 육박했던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7일 기준 14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향후 성장 목표와 관련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한데 따른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옛 삼성물산 건설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최근 1년 새 600명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합병 이후에도 꾸준히 인력 감축하고 대규모 조직개편과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제일모직의 패션부문과 삼성물산의 상사부문을 통합해 전체 조직을 3개 사업부문으로 통합하는 안, 리조트·건설과 패션·상사 등 2개 사업부문으로 재편하는 안 등이 거론된다.

또 삼성 계열사의 최고위 임원 9명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도 악재다.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결과를 현 시점에서 논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합병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진을 새롭게 꾸렸고 오너 일가인 이서현 사장의 본격적인 참여로 그룹 내 위상도 강화돼 통합 법인의 가치 발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지난 1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기존 4명의 대표이사 중 윤주화 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자리를 옮기고 이서현 사장이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 자리를 내놓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을 단독으로 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이 맡는 패션사업부문의 경우 제조·유통 일괄형 상표(SPA)인 에잇세컨즈의 내년 중국 진출이 예정돼 있다. 에잇세컨즈는 유니클로와 H&M 등 외국계 일색이던 국내 SPA 시장에 지난 2012년 출사표를 던져 성공적으로 안착한 브랜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더해져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다면 향후 삼성물산 패션사업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리조트·건설 부문의 에버랜드 역시 건설 부문과 협업 아래 글로벌 수준의 체류형 복합테마파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에버랜드 인근에 추진 중이던 호텔 건립을 보류키로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에버랜드 근처 부지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면 매출 및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바이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통합 삼성물산이 지분 51%를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월 단일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송도 2공장을 완공했고 제3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외 상장 역시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대 주주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관절염 치료제 '브렌시스'를 최근 출시한데 이어 다른 바이오시밀러 'SB2'의 국내 및 유럽 시장 허가를 앞두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통합 삼성물산의 현재 합병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영역의 가시적 성과가 하나둘 나오고 있는 상태"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향후 시너지효과를 거둘 가능성도 많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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