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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중금리대출 활성화될 듯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5-11-29 18:03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첫 사업자로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선정됐다. 인터파크가 주축이 된 I뱅크는 예비인가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의견을 고려해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2곳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1일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결과 카카오가 이끄는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KT가 이끄는 K뱅크 컨소시엄, 인터파크가 이끄는 I뱅크 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해외에선 1990년대부터 운영이 됐지만, 국내의 경우 2000년대에 두 차례 설립 시도가 무산 된 끝에 이뤄진 일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모여왔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은행시장에 신규 진입자를 들이는 의미가 있다.

中기업 참여 2곳 선정 해외 진출 염두 포석?

7개 분야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27∼29일 예비인가 신청자 3곳을 상대로 서류심사 및 개별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마쳤다. 주요 평가항목 및 배점은 ▲자본금 규모(100점)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7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및 물적 설비(100점) 등 총 1000점으로 사업계획의 배점이 가장 높았다.

사업계획에는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 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 ▲해외진출 가능성 등 5가지 항목(500점)이 중점적으로 평가됐다. 금융위의 평가위원회는 한국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혁신성과 고객모집 용이성이 뛰어난 점을 높이 평가했고, I뱅크의 경우 사업 운영의 안정성 측면이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 사업자 선정은 금융위가 그동안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 예상됐던 대주주의 적격성문제 보다 해외진출 가능성에 주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그동안 3곳 컨소시엄 모두 혁신성은 기본, 고객모집 용이성은 모두 뛰어난 편에 속한다. 4000만 이용객을 보유한 카카오, 통신 이용객 뿐 아니라 다수의 고객 접점을 갖고 있는 KT, 온라인에서 다양한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인터파크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곳의 컨소시엄 모두 빅데이터를 이용한 혁신성은 기본, 다양한 고객 접점 확보를 통한 고객모집 용이성에는 뛰어난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월 이후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KT 컨소시엄에 합류했고, 중국 텐센트가 카카오 컨소시엄에 합류했다"며 "인터넷뱅크 선정 과정에서 해외진출 가능성도 주요 변수로 작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알리페이의 경우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 80% 이상을 점유한 중국 최대 전자결제 플랫폼이다. 현재 국내에서 알리페이는 일부 면세점 등과 제휴를 맺고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개별적으로 본인가를 신청하게 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관련 법령 검토와 금감원 확인 과정을 거쳐 본인가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영업개시 시점은 두 은행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에 따라 결정되지만, 금융위로부터 본인가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6개월 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 작업이 이뤄지면 2단계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가 인가할 계획이다.

무점포로 비용 줄여…중금리대출 활성화될 듯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가 없는 게 기존 은행과 가장 큰 차이다. 지점을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PC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계좌 개설 등 모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다. 무점포 영업이므로 기존 은행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특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지점망 유지를 위한 비용이 적다 보니 기존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리와 저렴한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국내의 경우 스마트 기기 보급률이 높고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있어 성공 가능성이 큰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의 각종 환경을 감안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저렴한 수수료와 금리 제공을 기반으로 기존 은행 시장에 지갗동을 불러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중금리대출의 활성화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고객은 2금융권의 바로 20%대 이하의 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금리절벽'을 해소하는 데 인터넷은행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1.5%까지 내려갔지만, 그동안 이런 금리인하의 혜택은 서민층에게는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라는 점이 자주 지적돼왔다. 지난 10월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내놓은 '상위 10개 저축은행 신용등급별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7월 말 기준으로 28.6%다. 시중은행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평균 대출금리가 2%대까지 낮아졌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시중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은 여전히 30%에 가까운 금리에 허덕이는 것이다. 정부가 연 10%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독려해 왔지만, 업계는 이를 외면해 왔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컨소시엄도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강조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10%대 중금리 신용대출시장을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인가 발표후 김인회 K뱅크컨소시엄 TF팀장은 "K뱅크는 차질 없는 사업준비로 중소상공인의 창업지원,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컨소시엄에 속한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도 "금융소비자가 몸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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