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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몸이 내던져진다?' 아니, 부족하다. '스타워즈 전투기를 탄 기분?'
먼저 설명이 좀 있어야 할 듯 하다. WRC, 전 세계를 도는 모터스포츠 챔피언십이다. 자갈밭, 진흙탕, 빙판길 등 온갖 악조건의 도로를 달린다. 완주거리는 연간 1만㎞이상. '가장 혹독한 모터스포츠'로 불린다. 현대차는 이 대회를 위해 i20를 개조했다. 단단한 내구성에 300마력, 6000rpm의 고출력을 얹었다. 그 결과가 시즌 종합 3위다.
체험장에 도착했다. 전날 막 랠리를 끝낸 i20를 만났다. 정비기술자들이 점검에 한창이었다.
운전대를 잡은 전문 드라이버가 "처음이냐"고 묻는다. 물론 '첫 경험.' 그런데 이 드라이버, 지난해 독일 랠리 우승자인 티에리 누빌이다.
출발, 무거운 진동에 굉장한 폭발음이 났다. 흡사 "뻥이요~"하며 터지는 뻥튀기 기계 소리같다. 산길은 전날 내린 폭우로 '질퍽질퍽'했다. 하지만 랠리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질주'했다. 온 몸이 길의 굴곡에 따라 요동쳤다. 커브를 돌 때마다 몸이 튕겨나갈 것 같았다.
90도 가까운 코너가 보였다. 속도가 줄지 않는다. '드리프트(코너를 돌 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 기술의 진수, 여기서 나온다. 차가 급격히 옆으로 꺽이며 미끄러진다. 숲속으로 처박힐 것 같던 차는 또다시 길 위를 질주했다. 오르막 직선코스, 폭발음이 터졌다. 차가 날아올랐다. 전율과 짜릿함이 함께 전해졌다. 약 4분간의 짧은 시간, 3.63㎞의 코스. 누빌이 다시 묻는다. "오케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판타스틱!"
웨일스(영국)=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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