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삼성물산의 출범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10개에서 7개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출자란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다만 한 계열사가 부실화하면 출자관계의 다른 계열사가 동반 부실해질 우려가 있어 현 정부 출범 이후 규제 대상이 됐다.
통합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각각 5.47%,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친족과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9.9%에 이른다. 재편된 출자구조는 그룹 주력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구조가 '옛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에서 '통합 삼성물산→삼성전자'의 직접 지배로 바뀌었다. 이는 금산분리와 연관해 그동안 삼성그룹이 가장 우려해온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합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과거보다 순환출자 해소 방법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또 순환출자 고리가 통합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핵심 계열사의 출자가 이어져 있어 향후 신규 순환출자 해소도 한결 손쉬울 전망이다.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61%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4.73%,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1.37%를 끊어내면 순환출자 완전 해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오너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서는 제3자로의 지분 매각 보다는 대주주 또는 자사주 취득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어 상당한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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