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는 폭스바겐 차종에 대해 배출가스 재검증 방침을 밝힌데 이어 연비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동차 연비 검사를 합격 처리했다가 재조사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최근 폭스바겐은 주력엔진인 4기통 2.0ℓ의 터보직죗사(TDI) 디젤엔진의 배기가스 기준을 조작했다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적발됐다.
환경부도 하루 전인 22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검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도 속임수를 썼는지에 대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문제가 된 차종의 배출가스가 어느 정도인지 국내에서도 검사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배출 가스 조작과 관련해 미국 내 리콜 차량은 모두 유로 6 환경기준에 맞춘 것으로 이 중 국내에는 이들 3개 차종이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까지 골프 789대, 제타 2524대, A3 3074대 등 모두 6387대가 판매됐다.
폭스바겐은 전 세계적으로 1100만대의 자사 디젤차량에서 배출가스 차단장치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서 판매된 차량 수 만대도 이에 포함됐을 것' 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관련 사실을 1년여 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의 댄 카더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지난해 초 포럼에서 발표하고 폭스바겐에 답변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면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을 은폐했다는 얘기로, 또다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혼 폭스바겐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신형 파사트 발표회에서 "우리가 정직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CEO도 "고객과 대중의 신뢰를 깨뜨린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EPA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EPA는 지난 18일(현지시각)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 승용차에서 차량검사시 배출가스 정보를 조작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가 발견됐다며 리콜 조치를 비롯해 180억달러(약 21조1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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