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은 여행하기에 좋은 때다. 여름을 체험하기에는 이미 늦고, 단풍의 묘미를 맛보기엔 이른 시절이다. 세계유산기행 테마는 이 같은 간절기 여행 소재로도 훌륭하다. 이 무렵엔 가을 서정 가득 담긴 꽃구경이 본격 시작된다. 화사한 자태로 초가을을 알리는 전령사로는 단연 '메밀꽃' 을 꼽을 수 있다. 이즈음 전북 고창을 찾으면 미식기행을 겸한 초가을 서정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하얀 소금을 흩뿌려 놓기라도 하듯 대지를 온통 하얗게 채색하는 메밀꽃은 초가을 고창의 명물이다. 마침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 유적지가 있으니 연계관광에도 안성맞춤이다. 뿐만 아니라 고창에는 고창읍성, 신재효 판소리관, 미당 문학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또한 게르마늄 석정온천 휴스파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장어, 백합죽 등 미식기행도 겸할 수 있으니 흡족하다.
고창=글·사진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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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전남 화순-인천 강화 고인돌 유적지는 보존 상태가 좋고 한 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고인돌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살피기에 좋다.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0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일반적으로 고인돌은 한강을 중심으로 남방식과 북방식으로 나뉜다. 북방식은 탁자처럼 큰 돌을 굄돌로 받친 모양이고, 남방식은 땅속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받침돌을 놓은 뒤 거대한 덮개돌을 마치 바둑판처럼 올려 놓아 기반식(碁盤式)이라고도 부른다. 강화도 고인돌이 탁자식이고, 기반식은 고창의 것이 대표적이다. 전남 화순에서는 두 가지 유형이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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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의 지석묘(고인돌)는 죽림리 일대에 442기, 도산리의 5기를 포함해서 총 447기가 있다. 고창읍 인근 서편 도산마을에 북방식 지석묘가 있고, 이곳에서 약 1㎞ 남짓 떨어진 곳에 죽림리 매산마을이 있다. 매산마을은 화시봉(403m)을 배경으로, 앞으로는 인천강 상류(고창천)가 흐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 죽림리 지석묘군은 매산마을을 기점으로 동서에 걸쳐 햇살이 잘 드는 화시봉 남사면에 자리하고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고창군은 이곳 죽림리 일원에 고인돌 공원을 조성해 두었다. 공원은 크게 고인돌박물관, 선사 체험마을, 고인돌 유적 등 3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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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유적지로 향하는 방법은 걷거나, 모로모로 열차탑승 두 가지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10여 분 타박타박 걸어서 군락지를 찾는 것도 괜찮다. 모로모로열차는 대공원의 코끼리열차와 같은 것으로 지석묘 군락지를 오가는 관광차량이다.
고인돌 유적지는 6코스로 이뤄져 있다. 1~5코스는 이어져 있고, 6코스는 이들과 떨어져 있다. 관리소 오른편 야트막한 산자락에 1, 2코스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 고인돌은 남방식 지석묘의 전형이다. 낮은 굄돌 위에 큰 바위가 얹혀진 바둑판식이다. 대형 크레인을 써도 작업이 어려웠을 법한 대형지석묘를 바라보자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를 두고 권력자를 위한 엄청난 노동력 착취, 청동기시대 공동체 협동정신의 상징 등 해석도 분분하다.
2코스에는 대형 고인돌 41기가 남아 있고, 언덕 너머에 1코스 군락(53기)이 자리하고 있다. 대다수가 개석식(땅을 파서 무덤방을 만들고 큰 돌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얼핏 보기엔 커다란 너럭바위처럼 여겨진다. 언덕 아래 3코스에는 다양한 모양의 고인들이, 4코스에는 고인돌을 세우기 위한 채석장터가 있다. 5코스는 최대 군락지다. 크고 작은 220기의 고인돌이 무리지어 있다.
1회 25분가량 소요 되는 모로모로 탐방열차는 4코스와 6코스를 제외한 4개 코스를 찾는다. 3코스에서는 포토타임으로 약 5분 정도 정차한다. 하지만 정차시간이 너무 짧아 보다 자세히 탐방을 하려거든 개별적으로 걷는 편이 낫다.
◆그밖에 가볼 만한 곳
고창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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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도 빼어나다. 봄이면 벚꽃과 철쭉이 만발해 멋진 풍광을 이룬다. 철쭉을 따라 성곽 바깥 길을 걷거나 성곽 위로 한 바퀴 돌 수 있다. 성곽 안 소나무숲길, 대밭도 운치 있다. 성 안에는 동헌과 내아, 작청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읍성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다. 영화 '왕의 남자', 드라마 '추노' '황진이' '서동요' 등의 촬영 배경으로 활용됐다.
읍성 앞에는 판소리의 대가 신재효 고택(중요민속자료 제39호)이 자리하고 있다. 신재효는 1850년 이곳에 집을 짓고 말년까지 머무르며 춘향가, 심청가 등의 판소리를 여섯 마당으로 정리했다. 요즘은 고택을 수리중이다.
학원농장 메밀밭 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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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피로를 푼다 '고창웰파크시티-석정온천 휴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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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아산 방면 주곡교차로에서 고인돌 교차로로 직진~고인돌공원
모로모로열차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3월~10월) 매시 30분 출발, 동절기(11월~2월은 오후 4시 30분이 막차).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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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연도=2009년
◇등재 가치=한국의 지석묘는 규모나 밀집도에 있어서 탁월하다. 또한 지석묘라는 묘제를 통해서 청동기시대의 한국 사회구조를 해명하는데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역사적 유산이 된다. 아울러 지석묘는 한국과 주변지역과의 문화교류를 밝히는데 열쇠가 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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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어르신 & 청소년, 행복한 고창 고인돌 유적지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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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관장 최경규) 어르신 15명과 이천시 지역 청소년 15명이 '걸어서 역사 속으로'라는 부재 아래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전북 고창의 고인돌 공원으로 유적 탐방을 떠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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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이번 여행의 주목적인 고창 고인돌 유적 탐방이 나섰다. 먼저 고창 고인돌 박물관을 방문, 문화해설사의 설명 아래 고인돌의 기원, 고창고인돌의 특징과 형식, 고인돌의 축조과정과 기능 등 고창의 청동기 시대의 생활상과 고창 고인돌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배웠다. 이어서 박물관에서 운행하는 모로모로 열차에 탑승하여 고인돌 탐방코스를 관람하며 실제 고인돌 군락지를 눈에 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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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탐방에 참여한 이경란 어르신(74)은 "청소년과의 1박 2일 여행은 처음이었지만 내 손자와 여행을 한 듯 너무 즐거웠다"면서 "학생들을 통해 활기찬 에너지를 받았고, 또 내가 학생을 보살피는 역할을 새로이 가질 수 있어 좋았다"며 흡족해 했다.
참여 일원이었던 한보람 학생(15·이천 설봉중)은 "어르신은 세대차가 느껴질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번 탐방을 함께 한 어르신들을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며 "저와 함께하면서 잘 챙겨주시고, 웃음을 주신 정경진 어르신께 감사드리며 이렇게 좋은 기회가 또 있다면 꼭 어르신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 최경규 관장은 "흔히들 1·3세대 하면 어르신과 아동을 생각하기 쉬운데 어르신과 청소년 역시 1·3세대"라면서 "본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을 매개체로 한 1·3세대 프로그램이 친밀감 형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몸소 실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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