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사흘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현재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무르면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 곁을 지키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인 이 호텔 34층에서 동생인 신 회장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해 한국에서 우호지분을 좀 더 확보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리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손을 잡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또한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만큼 신동빈 회장 귀국 이후 신 이사장과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곁에서 머리를 맞대고 상당히 깊게 논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예상과 달리 차가운 여론을 접한 뒤 외부 노출을 자체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한국어에 서툰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모두 일본어로 했다.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아버지와 일본어로 나눈 대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냐'는 역풍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동생이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했다는 폭로까지 일삼아 오히려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 가운데 최근 신동빈 회장이 발 빠르게 일본 소재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 등기를 완료한 사실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투자회사는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지배하면 사실상 한국의 롯데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재계에선 신동빈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취임 등기를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 분쟁 등이 시작되면 신격호 총괄 회장의 동의 여부가 더욱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므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아버지의 뜻'을 내세운 또 다른 폭로전으로 판세를 뒤집으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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