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룹 내 주력회사인 삼성전자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재계와 증권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량은 지난해 기준 0.57%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율은 23.23%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 4%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는 합병 후 삼성물산 지분 16.5%로 바뀌게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도 합병 전 제일모직 7.8%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5.5%로 바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게 되면 이 부회장은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지배력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그동안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이었지만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외에도 경영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새로운 평가의 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부문의 최대주주로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돼 향후 바이오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합계는 51%를 넘는다.
삼성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LED, 바이오, 의료기기를 정하고 2011년부터 2020년까지 2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자동차 전지와 바이오·의료가 중점 과제로 내세웠고 이 부회장이 선봉장에서 사업을 이끌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경우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 꼬리표를 불식 시킬 수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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