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네팔 의료지원에는 현지 네트워크 필수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5-05-07 10:44 | 최종수정 2015-05-07 10:45


지난달 25일 진도 7.9의 강진으로 인해 7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네팔에서는 NGO를 비롯한 현지에서 활동 중인 네트워크와의 연계 없이는 정상적인 의료지원 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진과 여진 등에 대한 공포와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환자와 스트레스성 위염 환자 등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내 최초로 네팔 카트만두로 파견돼, 지난 4일까지 8일간 현지에서 의료구호활동과 함께 의료지원현황을 파악하고 돌아온 명지병원 긴급의료지원단(단장 김인병 교수)은 이같이 밝혔다.

명지병원과 한국이주민건강협회가 공동의 네팔의료구호 활동은 카트만두 인근의 APF군인병원과 OM Saibaba 기념병원 등지에서 6일간의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캠프와 이틀간의 의료지원 현황 파악을 위한 답사 활동으로 진행됐다.

명지병원 의료지원단은 지난 10년 간 네팔 의료현대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해온 아시안포럼이라는 현지 NGO 단체와 연계로 의료지원활동을 펼칠 수 있었으며, 네팔 복지부와 네팔의사협회에서 Temporary license(임시면허증)을 발급받아야 본격적인 진료활동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간 중 모두 400여 명의 지진피해자 외상 진료(타박상, 수술이 필요한 골절, 감염 상처, Acute stress reaction)와 이재민 진료(내과 질환, 기저 질환자, 소아 환자)를 했으며, 이재민중에는 피부질환자, 설사 등 환자가 증가 추세였다고 밝혔다.

현지 환자는 지진 당시 부상으로 발생한 외상 환자들이거나, 천막생활로 인한 감기, 근육통 등 내과계 환자들이 다수였으며, 소아의 경우도 지진 후 천막생활로 인한 감기, 피부질환 등 내과계 질환이 대부분이었다. 또 지진 당시 분진으로 인해 눈의 이물감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안약 처방이 많았고,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우기로 접어들면서 피부병 환자와 설사 환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의료지원단이 파악한 현지에서 절실한 의약품은 ▲문화적으로 안질환이 많아 인공누액, 항생제 안약 ▲기생충 감염률이 높아 항기생충의약품 ▲오랜 노숙 생활로 인한 감기가 많아 감기약 ▲외상환자에게 필요한 진통제(경구, 경피), 항생제, 소독제제(베타딘, 거즈, splint, 밴드) ▲불면증 등 Acute stress reaction 이 많아 항불안제나 수면진정제 ▲피부질환이 많아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항생제 연고 ▲소아환자를 위한 물약 형태의 일반 약품(감기, 설사, 항생제, 항기생충의약품 등) ▲소화기계 약품(스트레스성 위염, 설사 등), 어지럼증에 대한 약품, 비타민제 ▲기저질환에 대한 약품(고혈압, 당뇨 등) 등이며 특히 현지에 약을 소분할 약포지, 약포장지, 물약통이 없어 필히 가져가야 할 물품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지진으로 부서진 건물 잔해에서 발생하는 흙먼지가 많아 환자들이나 이재민, 그리고 자원봉사자와 의료진들에게도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고 있다는 것.

김인병 교수는 "현지의 병원들은 이번 지진에서도 큰 피해를 당하지 않았으며 정상적인 진료를 하는 병원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며, "재난 발생 초기에는 외상 환자가 많아 현지 병원의 수용능력을 초과했었으나 현재는 급성기가 지나 외상 환자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우기로 접어들면서 수인성 전염병 등 내과계 질환 환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현지 의료시설 및 의료서비스 현황이다.

이와 함께 노후된 의료장비로 정확한 진단에 애를 먹고 있으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의료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 그나마 의료의 인적 자원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이 많아 진료시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네팔에 대한 구호활동의 방향과 대해서는 ▲우기로 접어드는 시기로 이재민들의 건강 상태가 갈수록 악화될 것이므로 영양부족, 수면부족, 위생상태 불량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 ▲세계 10위 안에 드는 최빈국으로 단기적인 지원 보다는 재건을 위해 장기적인 지원 계획이 필요 ▲특히 의료시설을 방문할 수 없는 빈민층에 대한 의료 지원 대책 필요 ▲모자보건, 소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지원 대책 필요 ▲현재 발생한 질병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차원의 이재민 생활 지원이 더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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