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들이 하도급 업체들에게 '갑의 횡포'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적발된 업체별로 보면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기획의 과징금이 12억1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현대차그룹의 이노션(6억4500만원), 롯데그룹의 대홍기획(6억1700만원), SK그룹의 SK플래닛(5억9900만원), 한화그룹의 한컴(2억3700만원), LG그룹의 HS애드(2500만원), 두산그룹의 오리콤(400만원) 순이다.
일반적으로 광고대행사들은 광고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하도급 업체에 계약서를 줘야 하지만 제작 중간이나 심지어 제작이 끝난 지 1년 이상 지나고서 계약서를 주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대홍기획은 2011년 7월~2011년 12월 진행된 프로젝트의 계약서를 다음해 12월이 되어서야 교부했다.
이노션은 수급사업자에게 '견적서'만 받고 서면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광고제작이 끝난 후 견적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이는 일종의 '단가 후려치기' 사례다.
하도급 대금이나 선급금을 줘야 하는 날짜(법정지급기일)보다 늦게 주고, 이에 따른 이자를 주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제일기획은 185개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지연지급에 따른 지연이자 3억719만원을 미지급했으며, 법정지급기일보다 최대 483일 지연해 대금을 지급했다.
SK플래닛도 107개 수급사업자에게 법정지급기일을 넘겨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 1억9155만원을 주지 않았다.
하도급 업체가 제작·편집 등을 완료한 광고가 방송을 탄 이후 세금계산서가 발급된 사례도 적발됐다.
이노션, 대홍기획, SK플래닛, 한컴 등은 건설위탁에 따른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를 교부해야 함에도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업종의 불합리한 관행 시정이라는 이번 조치의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이번 심결례를 반영, '광고업종의 표준하도급계약서'를 개정할 계획"이라며 "광고업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유사한 사례가 적발되면 엄중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