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치아 우식증과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 중에서 치아 우식증을 일으키는 스트렙토코쿠스뮤탄스에 대해서 알아봤다. 구강 안에는 600종에 이르는 세균이 있고, 그 수도 지구상의 인구만큼이나 많지만 큰 병을 일으키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인간과 세균이 적절한 상생 관계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구강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1990년대 이르러 지그문트 소크란스키(Sigmund Socransky) 박사는 세균을 크게 6 개 그룹으로 분류하면서 치주 질환의 진행에 따라서 특정 그룹의 세균이 많아진다는 것을 밝혀냈고 진행이 많이 된 상태에서 많이 나타나는 세균의 그룹을 레드군(red complex)과 오렌지군(orange complex)으로 명명했다.
위의 연구를 통해서 치주 질환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특정한 세균의 무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고, 소크란스키 박사가 분류한 레드군(群)과 오렌지군이 많이 번성하면 똑 같은 치태에도 치주 질환이 더 쉽게 발현되고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본적으로 치태를 잘 관리해야 한다. 우선 칫솔 뿐만 아니라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해 양치질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고 치과 의사의 진단에 따라 추가적인 치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사항을 잘 지켰는데도 다른 사람에 비해서 치주 질환이 심해지면 구강 세균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구강 세균 검사를 받아서 수치가 평균적인 환자에 비해서 현저히 높으면 좀 더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세균 검사는 먼저 환자의 타액이나 치주낭을 통해서 받은 샘플을 분석의뢰기관에 보낸다. 검사 결과를 환자에게 통보하는데 치주 질환을 많이 일으키는 세균의 종류와 양 그리고 그에 따른 치주 질환의 위험도가 수치로 나온다. 이 수치에 따라서 그 환자의 상태와 조건에 맞는 치주 치료를 하게 된다.
특히 ▲구강 관리에 신경 쓰는데도 치주 질환에 쉽게 이환되는 환자 ▲치주 질환이 특정 부위를 중심으로 심하게 진행되는 20~30대 환자 ▲치주 질환으로 치아를 발거하고 임플란트를 계획하는 환자 ▲임신 가능성이 있는 환자 ▲교합적으로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가진 환자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 등은 많은 수가 구강 세균 검사를 필요로 한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