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의 힘'…영업익 3조원 안팎으로 폭증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4-10-30 14:45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떨어지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으로 추정돼 전체 영업이익에서 75%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다. 이는 4년 전 상황으로 회귀한 것으로 지난 2010년만 하더라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조~3조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폰을 등에 업은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주력 사업이 바뀌었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47조4500억원, 영업이익은 4조6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9.37%, 43.5% 준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9.69%, 60.05% 감소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3년간 실적을 견인해온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7500억원에 그쳤다는 것이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만 해도 6조4300억원이었으나 2분기에 4조4200억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3분기에는 1조원대로 급락했다. '갤럭시 효과'가 사라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 부문(D램과 낸드)은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분기에도 메모리는 PC, 스마트폰 등의 성수기에 맞춰 수요가 늘며 호조를 보이고, 이 같은 안정적 수급은 내년에도 이어져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실적이 좋지 못한 것에 대해 "휴대폰 사업이 2분기 연속 실적이 하락했다"며 "스마트폰 시장 업체간 차별이 줄어 프리미엄 부문이 감소하고 가격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급변한 상황에서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또 "4분기는 3분기와 달리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스마트폰 부문인 무선사업의 경우 사업체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갤럭시노트4 등 프리미엄 제품과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중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면 승산이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분석이다. 특히 3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메모리 반도체의 안정적 수급이 예상되는 부품(DS)부문이 더해질 경우 견조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사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하락은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어느 정도 예상 됐던 결과"라며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4분기는 3분기 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 등이 유럽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기록하고 있는 점 등은 실적개선에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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