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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국내 유통업계 'VVIP'로 떠올라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4-10-14 15:59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가 국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요우커 중에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억단위로 소비하는 중국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면 유통업계의 VVIP가 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고가의 해외 명품 시계 등 명품 브랜드 제품들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기간이었던 지난 4일,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40대 중국인 부부가 에르메스에서 1억7000만원, 샤넬에서 1000만원 등을 포함해 하루에만 2억원 가까이 물품을 구매했다. 지난해 중국 국경절부터 올해까지 현대백화점을 4차례 방문한 이들 중국인 부부는 이 백화점에서만 1년 동안 약 15억원 어치를 쇼핑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강남 상권은 단체 관광객보다는 이미 한국을 방문해 쇼핑한 경험이 있는 '큰 손' 중국인 고객이 다시 방문해 고가 명품 등을 사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혔다.

국경절 연휴인 지난 1∼7일 사이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소비된 중국 은련카드 매출 중 해외 명품 비율이 62%나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8월 억대를 구입한 요우커 쇼핑객이 나왔다.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결혼을 앞둔 중국인 예비부부가 1억4000만원짜리 목걸이, 5500만원의 악어 특피 핸드백을 구입하는 등 총 2억원 상당의 돈을 사용했다. 이들은 상하이에서 출발해 부산 북항으로 입항하는 크루즈를 타고 4박5일 일정으로 부산에 왔다가 혼수 쇼핑을 한 것이다.

국경절 기간에 갤러리아 명품관을 찾은 한 40대 중국인 남성은 1200만원 상당 까르띠에 팔찌 2개, 300만원 상당 솔리드옴므 니트, 벨트 등 한번에 3000만원 어치의 물건을 사갔다. 이처럼 이번 중국 국경절에 한국 내 명품관을 찾아 수천만원을 쓴 요우커들이 상당히 존재했다.

실제로 백화점 명품관엔 중국인 관광객이 가득하다. 명품관 외국인 매출의 90%를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갤러리아 명품관은 지난 국경절 기간 동안 외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40% 신장했다. 요우커들이 한국에서 해외 명품 시계, 주얼리 등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경절에 고급 보석을 사러 온 중국인 고객이 증가했다"면서 "고급 보석을 구입하는 중국 고객들은 의류, 화장품 등과 연계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체 중국인 매출이 대폭 올랐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해외 명품이 우리나라보다 비싸고, 가짜 제품이 많기 때문에 요우커들이 제품 보증이 되는 한국 백화점에서 주로 명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국경절 기간에 중국인 관광객 16만4000명이 우리나라를 찾아 모두 3억7000만달러(약 3970억원)를 쓴 것으로 추산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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