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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SC은행, 정부·여론으로부터 따갑게 눈총 받는 까닭은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4-09-23 09:28


외국계 은행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한국SC은행)이 최근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눈총을 맞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점포와 직원 수를 감축하면서도 수년간 고배당을 실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심지어 2012년에는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기술금융 지원 확대 독려에도 저조한 실적을 보여 신제윤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경고성 발언을 듣기도 했다.

구조조정 속에서도 배당은 '펑펑'

일반적으로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며 배당 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많이 돌려준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2009~2012년 평균 75.17%라는 고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배당을 한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 성향이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또 국내 시중은행의 10%대 배당성향과 전 세계 다른 은행의 30%대 평균 배당성향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난다.

한국SC은행의 2009년 배당성향은 57.79%였으나 2010년 62.04%로 4.25%포인트 올랐고, 2011년 78.14%, 2012년 102.72%로 3년 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제지로 배당을 하지 않았던 한국SC은행은 2009~2012년 총 8500억원을 배당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에는 2500억원을, 이후 2012년까지 매년 2000억원씩이었다.


하지만 순이익과 대비하면 선뜻 이해가 안 간다. 매년 순이익은 감소하고 있는데 배당액은 일정했기 때문이다.

한국SC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2009년 4326억여원, 2010년 3223억여원, 2011년 2559억여원을 기록하다가 2012년 1947억여원으로 축소됐다.

결국 2012년에는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한 것이다.

문제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매년 점포와 직원 수를 줄여왔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2011년 25개 지점을 폐쇄했고, 2012년에는 15개 영업점을 없애는 등 지점 통폐합 및 축소를 한 바 있다. 또 2012년 파업 후에는 전직원의 15%에 달하는 850여명에 대해 명예퇴직을 실시했으며 올해 1월에도 150명에 대한 명예퇴직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고배당을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추진 기술금융 실적 꼴찌로 '눈총'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이 담보나 보증 위주의 보수적인 자금지원 관행을 지속하면서 기술 혁신형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은행권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7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정책금융공사에서 가진 기술형기업 CEO 등과의 간담회에서 "은행별 기술금융 공급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자발적인 기술금융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 기존과 차원이 다른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며 은행권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한국SC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복지부동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금융위가 발표한 기술금융 추진 현황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5건에 10억원으로 시중 은행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한국SC은행은 기술신용평가 기반 기보 보증부 대출에 그쳤고, 은행자율대출이나 정책금융공사 온렌딩 대출(정부가 은행에 위탁해 지원하는 간접대출)은 전무했다.

우리은행 198건 1754억원, 하나은행 127건 1004억원, 신한은행 171건 934억원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다. 심지어 같은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의 10건 17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신 위원장과 금융당국의 기술금융 지원 확대 독려가 외국계 은행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27~28일 판교, 대구 등서 가진 기술금융 현장방문때 "기술금융은 금융이 가야 할 길로 동참하지 않으면 금융인으로서 역사적 사명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술금융에 동참하지 않으면 '아웃'될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한편, 스포츠조선은 한국SC은행 측에 이에 대한 입장이나 해명을 수차례 문의했지만 회신이 없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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