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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물티슈 논란, 진실은 무엇?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4-09-04 10:16


아기용 물티슈 유해성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최근호에서 '치명적 독성물질 든 아기 물티슈 팔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40여종의 물티슈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보다 더 치명적인 독성물질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가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기용 물티슈 판매량 1, 2위 업체인 ㈜몽드드의 '몽드드'와 ㈜호수의나라의 '수오미' 물티슈가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를 사용하는 대표업체라고 공개했다. 보도 후 물티슈업계는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독성 여부와 함께 물티슈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기업의 중소기업(몽드드·호수의나라) 죽이기란 음모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물티슈 유해성분 논란만 '무성'

아기용 물티슈는 그동안 '2011년 KBS 소비자고발', '2013년 소비자시민모임', '2013년 국정감사', '2014년 MBC 불만제로' 등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한 유해성분 의혹에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린(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으로 아기와 어머니가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고, 이 물질들을 물티슈 방부제로 사용한 바 있다. 당시 이 문제로 물티슈업계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이때 몽드드와 수오미 등은 CMIT, MIT 등의 논란에서 안전하다고 알려지면서 업계 1, 2위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엔 몽드드와 수오미가 CMIT, MIT 보다 더 독한 유해물질인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를 방부제로 사용하고 있고, 이를 보고 대부분의 물티슈업체들이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몽드드와 수오미 측은 유해물질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있다. 몽드드 측은 "현행 화장품법에 따르면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는 0.1% 이하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몽드드엔 0.025%가 들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마저도 지난달 이후부터 다른 성분으로 변경했다"면서 "모든 성분을 미국 환경연구 비영리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녹색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것이다. 몽드드에 독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부터 검증받은 경구독성테스트 시험성적서도 공개했다.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에 대한 공식입장을 요구했다. 그리고 몽드드는 우선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 교환 및 환불을 해주고 있다.

수오미 측은 해당 언론사에 공문을 통해 기사 수정 요청을 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아기용 물티슈에서 유해성분 논란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긴 하지만, 이번 논란을 두고 업계에선 다른 해석을 내놓는 사람들도 많다. 문제의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물질이 독성물질은 맞지만 실제로 미국화장품협회(CTFA)에서 발간한 국제화장품원료규격 사전인 ICID에 등록된 정식 화장품 원료이기도 하다. 또 현재 식약처, 대한화장품협회, 안전보건공단, 국립환경과학원 등이 인정한 화장품 원료 성분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식약처와 국가기술표준원은 3일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는 0.1% 이하로 화장품에 보존제로 사용 가능한 안전한 물질"이라는 요지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죽이기 '솔솔'

이미 논란이 된 물티슈를 포함해 대부분의 물티슈들은 화장품법에 준하는 기준 이상으로 제조를 해왔기 때문에, 법적 기준치를 넘어선 경우가 없다. 당연히 이번 논란과 관련해 당국으로부터 어떤 제재나 조치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업체에 대한 조치보다는 유해성분 논란만 커지면서 소비자들만 혼란스러운 상태가 됐다.


이런 소비자 혼란을 두고 대기업들의 역습이라고 보는 시선도 강하다. 그동안 물티슈 업계는 중소기업들의 각축장이었다. 업계 1, 2위인 몽드드, 수오미도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최근 물티슈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해성분 논란을 두고 대기업들이 기존 중소기업들의 물티슈 시장 점유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 아닌가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 역시 이를 의심하는 내용의 글들을 육아카페 등에 올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유해성분 논란이 된 40여개 물티슈 중 대기업 계열의 H사, B사, A사, M사 등은 논란을 피해갔다. 또한 유해성분 논란이 일자마자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성분이 들어 있지 않는 안전한 물티슈'라고 공식 보도자료를 비롯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소비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로 자사 물티슈의 안전성을 홍보한 업체도 있다.

대기업들 입장에선 '오비이락'일 수 있다. 어쨌든 논란에서 비켜난 대기업들은 최대한 이번 이슈를 이용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로, 이런 이유로 물티슈업계에 음모론이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물티슈 유해성분 논란이 결국 어떤 형식으로 마무리 되고, 어떤 업체가 피해를 보고, 어떤 업체가 수혜를 입을지 알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건 물티슈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만 더욱 불안해졌다는 점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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