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계절이다. 어떤 이들은 미용 목적으로, 또 어떤 이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체중감량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얼마 전 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초고도 비만인들을 모아두고 스파르타식 감량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매주 놀라울 정도로 변화되고 있는 참가자들의 체중이 공개되지만 일상에서 누군가의 조력 없이 스스로 체중을 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따금씩 체급운동인 권투나 유도선수들의 체중감량비법이 공개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회를 앞두고 계체량에 초점을 맞춘 초단기간 감량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경마기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감량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현역기수 36명이 참가한 자체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기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체중감량 방법은 단연 '운동'이었다. 다음으로 체계적인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조절을 한다는 응답이 차지했다. 이어 체내의 수분을 빼내기 위한 사우나가 있었으며, 금식이라는 극단적 방식의 다이어트를 선호한다는 대답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한 경마기수는 "기수들의 감량비법을 어느 하나라고 한정하긴 어렵고, 거의 알려진 모든 방법이 동원된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기수들이 손꼽은 체중감량 방법인 '운동' 역시 체내의 수분을 빼내기 위한 일종의 방법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렛츠런파크(옛 경마공원) 내에 있는 경마기수들의 숙소에는 한여름에도 오리털 파카를 쉽게 볼 수 있는데, 급히 체중을 빼야 할 때는 한여름이라 할지라도 파카를 입고 운동에 임하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인 경마기수들의 체지방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지방을 태워내기 보다는 운동을 통해 체력은 유지하면서도 체내의 수분을 빼내어 감량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탈진의 위험성 때문에 체내 수분을 줄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또한 기수 스스로가 원하면 언제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숙소 내에 수준급 헬스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곳곳에 체중계가 설치되어 있다. 한편 완전한 금식은 아니지만 기수라면 누구나가 체중조절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절제된 식사는 필수이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은 경마기수들에게는 기호에 따른 선택사항이 아닌 일상이다.
자신은 별도로 체중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한 경마기수는 "저는 평소 고단백 식사를 즐겨하고 직업적 특성상 매순간 운동이 생활화 되어있기 때문에 체중이 잘 불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 역시 폭식만 줄인다면 따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절대 눈에 띄게 체중이 불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에 충실한 경마기수들의 체중조절 방법이야 말로 기상천외한 다이어트방법이 난무하는 요즘, 건강을 지키면서도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지름길일 수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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