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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금융소비자연맹 평가서 2년연속 꼴찌 불명예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07-14 09:33


자산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 12위인 KDB생명보험의 영업사원들은 고객을 상대할 때 회사 명칭에서 보듯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가족'임을 강조하곤 한다.

그만큼 믿을 만한 보험사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현 주소는 국책은행 관계사라는 위상과는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보험 가입 시 같히 유의하는 게 좋을 듯하다.

금융관련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은 최근 외국계를 포함한 생명보험사들의 지난해 개별 공시자료를 분석해 2014년 '좋은 생명보험사' 순위를 공개했다.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실시해 온 평가로 이번에는 23개 생명보험사가 대상이었다.

'무늬'만 산업은행 계열인 KDB생명

평가항목은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 등을 살펴보는 안정성(40%)과 불완전 판매비율 등을 점검하는 소비자성(30%), 위험자산 가중비율 등을 기준으로 한 건전성(10%), 당기순이익(10%) 등을 비교하는 수익성 등 4가지다.

각 평가항목별 회사 순위를 기준으로 상대평가를 실시해 산출한 점수를 합산한 결과 이번 2014년 '좋은 생명보험사' 순위에서 영국계인 푸르덴셜생명이 108.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생명이 96.9점으로 2위, 교보생명이 89.1점으로 3위에 올라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그리고 '꼴찌'인 23위의 불명예를 떠안은 생명보험사가 바로 44.9점에 그친 KDB생명이다. KDB생명은 지난 2013년 평가에서도 22개 평가대상 중 역시 최하위인 22위에 랭크됐다. 2연 연속 최하위다. 1년이란 시간이 흘렀어도 경영환경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KDB생명은 안정성에서 23위, 소비자성에서 22위, 건전성에서 22위, 수익성에서 17위에 오르는 등 4개 평가 항목에서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KDB생명의 2년 연속 최하위 결과와 관련, "산업은행이 보험회사 경영에 정통하지 못하다 보니 2010년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출범한 농협생명이 이번 평가에서 4위에 오른 것과 좋은 대조를 보인다는 분석.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6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상호를 KDB생명으로 바꿔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경영에 관여해 왔다. KDB생명 지분 85%를 보유한 산은칸서스 사모펀드의 출자금액은 산업은행이 2650억원으로 가장 많고 재무적투자자인 국민연금 2150억원, 재보험회사인 코리안리 500억원, 칸서스자산운용 200억원이며 금호석유화학(6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400억원)은 금호생명 보유지분을 현물 출자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펀드의 일부 자본참여를 통해 지배하는 '관계회사'로 분류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사모펀드가 KDB생명의 주인이지만,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의 최익종씨가 초대 사장을 맡았고 보험 영업과정에서 산업은행 계열이 강조되는 등 대외적으로는 산업은행 색채가 짙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외 이미지에 비해 KDB생명의 전반적인 경영상황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드러났듯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도 불완전 판매비율이 1.53%로 23개 생보사 중 4번째로 높아 영업과정에 여전히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인수 당시인 지난 2010년 3.1%였으나 올 들어 2.6%로 하락했다. 수익성도 지난해 급격히 악화됐다. 2011년 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흑자전환한데 이어 2012년에는 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매각과정도 난항

이처럼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현재 진행 중인 KDB생명의 매각과정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설정한 산은칸서스펀드의 만기는 2015년 3월. KDB생명을 팔아 펀드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분배하기로 합의한 시기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지난 4월 KDB생명의 매각공고를 내고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그런데 입찰에 관심을 보였던 중국 푸싱그룹이 인수의사를 포기하는 등 자금력이 풍부한 인수희망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는 DGB금융지주와 몇몇 사모펀드만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 KDB생명의 시장가격을 5000억원대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매각의 걸림돌이다. 사모펀드의 투자금액인 6500억원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입찰금액이 투자금액보다 낮을 경우 2년간 매각을 유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에겐 이래저래 '애물단지'가 된 KDB생명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금융소비자연맹 선정 2014년 좋은 생명보험사 순위

순위=생보사=점수=

1=푸르덴셜=108.3

2=삼성=96.9

3=교보=89.1

4=농협=88.9

5=메트라이프=88.2

6=ING=86.8

7=라이나=83.9

8=신한=83.1

9=한화=82.7

10=ACE=80.7

11=AIA=78.5

12=PCA=78

13=하나=71.6

14=미래에셋=66.5

15=BNP=65.7

16=알리안츠=65.2

17=흥국=64

18=동양=58.7

19=동부=56.4

20=KB=52.6

21=우리아비바=50.3

22=현대라이프=44.9

23=KDB생명=44.9

※점수는 회사별 순위를 기준으로 산출한 상대평가 점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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