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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초기 진통 겪던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지역사회 든든한 후원자로 환골탈태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07-13 16:27


"경마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에서 반상회가 열린다구요?"

기피시설로 인식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가 지역사회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주민 친화적인 문화 시설로 진화하고 있다.

경마 매출의 72%를 차지하는 한국마사회 30개 장외발매소의 지난해 지방세(레저세 5581억원, 지방교육세 2232억원) 납부 실적은 총 7813억원에 달한다. 장외발매소 한 개소 당 연평균 260억 원 규모의 지방 재정 기여 효과가 있는 것이다. 특히 2232억원의 지방교육세는 급식비, 교사 임금, 학교 환경 개선비 등 매년 지방 교육 서비스 향상을 위한 각종 교육재원에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기부금 규모는 만만치 않다. 지역사회에 환원한 장외발매소의 기부금은 2013년 기준 총 37억원. 장외발매소 소재 복지시설 가운데 장외발매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로 장외발매소는 기부계의 유명인사다. 기부 영역도 노숙인 자활사업부터 장애인 자립, 저소득층 청소년 장학금 지원, 노인 보행 보조차 지원, 다문화 가정 지원까지 광범위하다.

일반 주민들의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에 대한 체감 호감도를 높이는 데는 무엇보다 각 장외발매소에서 운영 중인 '문화센터'가 큰 역할을 했다. 헬스, 영어회화, 골프, 요가 등 지역주민의 문화·교육에 대한 수요 특성을 반영한 전국 317개의 문화센터 프로그램에는 작년 한해에만 70여만 명의 지역주민들이 참여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고무적이다. 각 장외발매소에서는 지역주민들을 발매, 주차, 진행직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채용하여 약 6천여명의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광주장외발매소에서 2009년부터 실버 주차도우미로 일해 온 이광배씨는 "광주장외발매소 인근지역은 원래 도심공동화로 기초생활수급자인 독거노인들이 많았다"면서 "광주장외발매소에서 이들을 주정차 계도, 방범 등을 맡는 실버 도우미로 대거 채용하면서 동네 분위기 자체가 한결 밝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에는 장외발매소들이 경쟁적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차별화된 사업을 선보이면서 지역민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산 장외발매소는 어린이 실내 놀이터가 있는 키즈 북 카페를 운영하는 가하면, 의정부 장외발매소는 24시간 개방되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하고, 시청과 함께 지역 주민 구직난 해소를 위한 취업 박람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밖에 강동 장외발매소는 연 20회 이상 뉴타운 주민설명회 장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관심·필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는 지난해 4월부터 단일 모델로 제공되던 지정좌석을 5가지 모델로 다변화ㆍ고급화하고, 안마의자, 신문, 간식, TV 등 다양한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경마 이외 다양한 레저를 추가 체험할 수 있는 공원형, 승마체험형, 리조트형 장외발매소 모델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국마사회 박기성 지역상생사업본부장은 "기피시설로 여겨졌던 장외발매소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단순 경마 시설을 넘어 문화·교육·체육이 융복합된 주민친화적인 문화공간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면서 "결국, 장외발매소는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운영하는 가에 달려있다. 지역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를 통해 지역 문화 발전의 구심점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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