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교보생명에서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은 그간 15년차, 20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처럼 수백명을 한꺼번에 내보내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때문에 이번 구조조정의 여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더욱이 2차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다. 교보생명은 지난 1분기(1~3월) 14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한화생명(920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따라서 생명보험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렵다지만, 상대적으로 탄탄한 구조를 자랑하는 교보생명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규모 조정에 적극 나선 배경엔 다른 속내가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년이 55세에서 60세로 바뀌는 제도변화에 대비해 곧 이 나이로 접어들 2000년 이전 입사한 직원을 최대한 솎아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2차 베이비붐 세대(69년∼74년생)를 상대로 2년 뒤에 다시 구조조정을 한다는 추측도 벌써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예고됐던 부진자 교육 대상자 선발 과정이 바로 그 전초전이 되리란 말들이 돌고 있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측은 "낭설이다. 현재로서 2차 구조조정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진자 교육 대상자 선발은 이전에도 간헐적으로 실시했다. 교육 이외의 의도는 없으면, 이번 선발 시기 또한 미정"이라고도 했다.
한편 교보생명 주식 692만주(33.78%)를 보유하고 있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올해초 배당금으로 194억원을 받았다. 보험사 회장 중엔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신 회장은 346억원의 두둑한 배당금을 챙긴 바 있다. 성공한 2세 경영인인 신 회장은 20여년간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6년부터 교보생명 경영에 참여했다. 2000년 부친인 고(故) 신용호 창업주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올랐으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려온 가운데 최근엔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