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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일하는 엄마, 딸아이 비만위험 높여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05-16 10:37


일 하는 엄마의 근로시간이 길수록 아이가 비만해 질 위험이 높은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선진국에서 어머니의 근로시간과 아이비만의 상관관계를 밝혔으나, 이번 연구처럼 어머니의 근로시간과 아이의 비만도를 성별, 연령별로 분석하여, 장시간의 노동시간이 노동자 자신 뿐 아니라 아이의 건강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처음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교신저자)·가톨릭대학교 의학대학 박사과정 이고은(제1저자)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2008~2010년 자료를 이용해 2만9235명 중 6세에서 18세 자녀 2016명과 직업을 가진 어머니 122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팀은 '2007 한국 청소년 성장 기준'에 따라 95퍼센타일(백분위, 특정 점수 값 이하에 있는 점수를 전체 백분율로 계산하여 백분율 분포에서 그 특정 점수 위치가 어딘지 나타내 주는 측정치)이상이거나 95퍼센타일 미만이여도 BMI 25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분류했다.

어머니의 근로시간은 한 주에 40시간미만, 40~48시간, 49~60시간미만 ,60시간 이상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13~18세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60시간 이상 근로할 경우 40~48시간 근무하는 어머니의 아이들에 비해 비만이 발생할 비차비(odds ratio,어떤 집단과 비교하여 다른 집단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내는 수치로 비교위험도와 비슷한 개념이다)가 2.62로, 비만해질 위험이 2.62배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6~12세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49~60시간 근무할 경우도 비만해질 위험이 2.51배 높았으나, 남자아이는 큰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소아나 청소년기의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고, 비만은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대장암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 2~18세 청소년의 비만율은 1995년 5.8%에서 2007년 9.7%로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로 기혼여성의 사회진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2001년 이후 50%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여성이라도 아이를 돌보거나 음식 만들기, 청소 등 여전히 집안일의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는 "어머니의 근로시간이 길어지면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아이가 텔레비전을 보거나 운동을 적게 하고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고, 장시간 근로로 피곤해진 엄마가 칼로리가 높은 인스턴트 음식을 구입하기 쉽다보니 아이의 비만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여자아이의 비만정도가 어머니의 근로시간에 영향을 더 받는 이유로는 여자아이가 어머니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며, 남자아이보다 활동량이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과 서병규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 비만이면 성장과 더불어 지방세포의 크기와 함께 지방세포 수도 증가하는데, 성인이 되어 체중을 감량하여도 일시적으로 지방세포의 크기만 줄어들기 때문에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고 치료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소아청소년기의 심각한 비만은 성장판을 압박하거나 호르몬의 불균형을 야기해 키의 성장까지 방해할 수 있으므로, 고지방, 고칼로리, 불규칙적인 식사를 피하고, 성장판을 적절히 자극하는 줄넘기, 수영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여 비만을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AOEM : Annals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2013년 12월호에 게재됐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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