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KFC를 유럽계 최대 사모펀드인 CVC캐피탈파트너스(이하 CVC)에 매각한다. 이로써 두산은 식품부문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CVC는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위니아만도 최대주주인 유럽계 사모펀드로 1999년 UBS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도기계의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공장 아산사업본부를 인수한 곳이다. 이번 KFC매각은 두산그룹 체질 변화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체질개선에 나선지 20년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이미 2012년 버거킹과 함께 토종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에 KFC 매각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가 경기고 서울 상대 동기인 만큼 원활한 매각이 예상됐지만 매각 대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KFC 매각은 실패로 끝났다.
두산그룹의 체질변화는 1995년 창업 100주년을 기점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창립 이후 OB맥주를 시작으로 KFC, 버거킹, 종가집김치 등의 사업을 벌여왔지만, 식음료사업과 소비재 위주 사업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밝히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였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은 KFC 매각자금을 당분간 내부 유보자금으로 두면서 사용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KFC 매각으로 두산의 식음료사업은 종료하게 됐다"며 "매각대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앞으로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