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2·3세들의 자사주 매입이 한창이다. 업계는 후계구도 다지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의 차녀인 박주형씨가 자사주 1만6천14주(0.06%)를 취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아직까지 박씨의 지분율은 0.41%에 그쳐 경영권 참여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상무(7.17%)나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 회장 조카인 박철완 상무보(10.00%)의 지분율과 비교해 훨씬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효성그룹 3세들이 효성 지분 매집도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3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은 6∼7일 이틀에 걸쳐 효성 주식 3만3539주를 장내 매수해 보유 주식 수가 349만3803주(9.95%)로 높아졌다. 3남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 역시 지난 6일 3만9500주를 장내매수하면서 보유 주식수가 322만2776주(9.18%)로 증가했다. 두 사람의 효성 지분은 지난 2012년 말까지만 해도 각각 7%대에 그쳤다. 그러나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사장(현 변호사)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하고 올해 초까지 지분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사이에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거의 같은 날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매입하며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의류업체 신원의 2세들도 올해 들어 활발히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