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형제간 경쟁이 재계에 한창이다. 사업권을 두고 다투고, 재산을 두고 법정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재벌 오너일가에게 '돈'은 '피'보다 진한 듯 보인다.
매일유업은 지분 100%를 소유한 엠즈씨드를 통해 커피 전문점 '폴바셋'을 운영 중이다.
김장완 회장이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 사업을 2009년 4월 시작, 20여개 남짓의 커피 전문 매장을 개점하며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확대한 매장의 위치가 형님의 '폴바셋' 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곳을 매장 확대의 전진기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루소랩은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본점 애비뉴엘관에 입점했다. 폴바셋이 롯데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해 있던 점을 감안하면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 루소랩이 공격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겹치는 상권이 늘어날수록 형제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쟁의 결과에 따라 서로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직영점 위주의 운영을 통해 겹치는 상권을 피할 수 있겠지만 가맹사업에 나설 경우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 롯데가도 커피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롯데와 농심의 경쟁구도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신춘호 농심 회장의 자존심 대결로 비춰지고 있다.
농심은 2013년 1월 면역력 증진효과에 도움을 주는 강글리오사이트 성분 함유, 강글리오 커피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기능성 커피를 내세우며 기존 커피 시장에 차별성을 무기로 뛰어들었다. 농심은 기능성커피를 시작으로 믹스, 봉지커피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런데 롯데가 기능성 커피를 출시,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롯데는 2013년 2월 25일 롯데제과 건강기능 전문브랜드 헬스원을 통해 팻슬림카페를 출시했다.
팻슬림카페는 가르시니아캄보지아에서 추출한 HCA(hydroxy citric acid)를 함유하고 있는 다이어트 기능성 커피다. HCA는 탄수화물의 지방 합성을 억제해 체지방 감소를 돕는 성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롯데는 또 최근 롯데푸드가 네슬레 지분50%인수 믹스커피시장에 나서며 농심과 한바탕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와 농심의 경쟁에서 흥미로운 것은 형제간의 사업 겹치기가 커피가 전부가 아니란 점이다. 농심과 롯데는 라면과 생수 시장 등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심이 백산수를 내놓으며 생수시장에 먼저 뛰어들자 롯데는 '백두산 하늘샘'을 선보이며 경쟁구도를 만든 바 있다.
한편,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유산을 놓고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고, 금호가의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