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말 문화를 빛낸 역사적 인물에 마상무예를 집대성한 조선의 왕 정조대왕이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혔다. KRA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갑오년 말띠해를 맞이해 관련 박물관들의 관장, 말 문화 연구총서 저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우리나라의 말 문화를 빛낸 12인의 주역들을 선정 발표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마상무예는 맥이 끊겼는데, 광복 후 수십 년이 흐른 1990년대에 들어서야 학자와 한민족전통마상무예격구협회, KRA 한국마사회 등의 협력에 의해 복원됐다. 정조대왕이 편찬한 '무예도보통지'가 이 복원작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책에 수록된 그림과 설명을 통해 전통의 마상무예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낼 수 있었다.
정조대왕은 왕실학문기관인 규장각의 학자 이덕무, 박제가와 왕실호위군대인 장용영의 무관 백동수에 명해 종합무예서인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했다. 이 책은 임진왜란으로 병력양성이 중요시된 1598년(선조 31)에 편찬된 '무예제보'와 1759년(영조 35) 사도세자의 주도 하에 편찬됐다는 '무예신보'를 집대성하고 보완한 것으로 24가지의 무예를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4권 4책으로 1790년(정조 14)에 완간된 '무예도보통지'는 당시의 무예서들이 전략과 전술 이론을 위주로 저술된 것에 비해 전투기술을 중심으로 한 실전 훈련서로 편찬됐다. 어떤 무예서 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당시의 무예와 병기에 관해 종합적으로 조감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 서적이다.
서울경마공원 내 말박물관은 매달 선정된 인물 관련 전시물을 준비해 전시하고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월의 '말' 문화 인물인 정조대왕을 시작으로 매달 다른 인물들이 역사 속의 재밌는 말 이야기를 가지고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