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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가족처럼 보살피는 '선한 이웃'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4-01-27 11:11 | 최종수정 2014-01-27 13:06


이주노동자 가족처럼 보살피는 '선한 이웃'

서울 중구 장충단로에 위치한 경동교회(www.kdchurch.or.kr)는 1945년 첫 예배를 올리며 시작돼 내년이면 70주년을 맞는 역사와 전통의 교회를 자랑한다.

1983년 지어진 중세 유럽풍의 예배당은 건축가 김수근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세계로 열린 교회'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성과 같은 외관의 웅장함과는 달리 실제로는 소외된 이웃을 향해 활짝 열린 광장 같은 교회를 추구한다. 특히 아름다운 건축물과 함께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그리고 꽉찬예배는 경동교회가 국내를 넘어 유럽에서 상위 20%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경동교회의 자랑은 교인들이 유난히 유명 예술가, 문학가를 비롯한 대학교수 등의 전문인이 많고 특히 의사, 간호사, 약사, 한의사 등 의료인이 100명이 넘는다. 이러한 경동인의 맨파워가 '선한 이웃 클리닉'의 바탕이자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선한 이웃 클리닉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외국인노동자 선교협의회로부터 외국인노동자의 열악한 실태를 전해듣고 이들에게 의료혜택을 베풀자는 취지에서 2000년 경동교회가 앞장서 의료봉사를 시작하였다. 이로써 선한 이웃 클리닉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통해 의료봉사 및 구호활동을 펼침으로써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진료내용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안과, 치과, 한의학과, X선 및 초음파 검사 등 1차 진료 중심으로 경동교회 선교관 2층에서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 오후 2시 30분~5시 30분까지 진료한다. 그 외 옷 나눔, 이미용봉사, 인권상담에 다과접대까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봉사는 주일 계속 이어진다.

하루 자원봉사자 100여명, 환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의료봉사는 지금까지 13년간 6만여 명의 환자들을 진료해 왔고 년간 약값만 8천만원의 비용이 외부도움없이 교회 자체예산만으로 사용된다. 진료가 있는 주일은 교회내 공간 모두 발디딜 틈 조차 없을 만큼 붐벼 교회 업무가 마비되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인 수는 매년 100여 명씩 신자가 늘어나 위기에 봉착한 오늘날 한국교회에 불씨가 되어주고 있다.

몇 년전, 박종화 목사는 독일대사관으로부터 독일정부가 주는 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당시 독일대사는 "목회자로서의 활동 이외에 국경을 초월하여 우리 사회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자유,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분"이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박 목사의 목회철학은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그는 독일에서 목회하고 있을 당시 독일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파견나간 우리 간호사들에게 자국민들보다 더 잘해주는 것을 봐오며 항상 고맙게 생각했다. 그리고 고국에 돌아가면 해외노동자를 위해 뭔가 해야 겠다고 다짐했었다. 그것이 지금의 '선한 이웃 클리닉'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해외노동자들에게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이들을 착취해선 안됩니다. 그들을 보살피고 나눔으로써 따뜻한 사랑을 전한다면 그들은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의 열렬한 홍보대사가 될 것입니다"

한국국제보건기구의료재단 초대 총재를 지내며 의료봉사활동을 펼쳐오는 등 그동안 조국과 민족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며 기도하고 헌신해 온 박 목사는 "이 땅의 외국 노동자들을 양육해 고국으로 돌려보내 지도자로 키우는 것이 마지막 꿈이자 희망"이다.

그는 세상을 향해 빛과 소금이 되기를 소망하며 지금도 사회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경동어린이집과 다양한 공동체를 두어 선교와 봉사에 힘쓰고 있으며 대한성공회 서울 교구와 교환예배를 시작으로 불교 정토회와 손잡고 조손(祖孫)가정을 위한 나비 바자회를 개최하는 등 종파를 초월한 연합으로 이웃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이 있어 오페라홀 같은 분위기의 예배당은 인근 직장인을 위한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를 열고, 예배당 2층에 자리하고 있는 '여해문화공간'은 교인들의 연주회와 연극 등이 올려지며, 탈가정 아이들의 연극 무대로도 활용된다. 선교관 2층에는 교인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갤러리가 있어 경동교회는 예술의 전당을 방불케 한다.

한편, 박 목사는 얼마전 성공리에 마친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부산총회 집행위원장으로 한국 유치를 위해 안팎으로 뛰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신학대학와 연세대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신학박사로 한신대 교수를 비롯해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WCC),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대한기독교서회 이사장, 국민문화재단 이사, (재)소리나눔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사회와 교계발전에 헌신하고 있다. 저서로는 평화, 그 이론과 실제 등을 출간했다. 글로벌경제팀 award@sportschosun.com
 ◇경동교회 박종화목사

 ◇경동교회 전경

 ◇선한이웃클리닉

 ◇경동교회 사회선교

 ◇외국인노동자 진료차 교회방문

 ◇외국인 노동자 진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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