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경주마도 관상 본다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01-16 09:21


'경주마도 관상본다?'

좋은 말을 고를 때 혈통 다음으로 중요시되는 것이 말의 외모다. 우리나라의 경마시행을 주관하고 있는 KRA 한국마사회의 말혈통등록 홈페이지(studbook.kra.co.kr)를 보면 좋은 말의 외모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체형은 균형과 대칭성이 있어야 하고 콧구멍은 넓고 커야 하며 가슴은 두껍고 등은 짧고 엉덩이는 둥그스름해야 한다는 등이다. 또한 말혈통 홈페이지에서는 좋은 말을 고를 때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관점을 가질 것'이라는 항목이 있다. 즉, 말과 관련한 기초정보로 인해 말에 대한 선입견에 의한 판단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경마경기에 출전하는 여러 마리의 경주마들 중 숨은 능력을 찾아내는 것도 말을 보는 방법중의 하나다. 한국마사회 경마정보 홈페이지(race.kra.co.kr)에서는 '예시장에서 말보는 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항으로 경주마의 털에 윤기가 나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눈은 맑고 빛이 나며 생동감이 있어야 한다 목에 힘을 주지 않고 재갈을 가볍게 물고 힘차게 걷는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겨울에는 땀을 적게 흘리는 말을 경계하라 등이다. 또한 예시장에서 말을 고를 때에는 가능한 가까이 관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경주마의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숨어있는 능력까지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모는 어디까지나 외모일 뿐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볼품없는 외모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경주마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경주마는 미국 대공황 시절이던 1930년대 경주마로 데뷔해 활약했던 '시비스킷'이다. '시비스킷'은 구부정한 다리에 왜소한 몸집을 가졌지만 당대 최고의 경주마로 이름을 날렸다. 경주마 시절 '시비스킷'은 89전 33승, 2위 15회를 기록하였으며 13개 경주거리에서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형편없는 외형을 극복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초기에 활약했던 경주마 '루나'는 선천적인 장애로 인해 경주마 경매사상 최저가 낙찰의 수모를 안고 경주마로 데뷔했다. 절름발이 경주마라고도 불리기도 했을 만큼 경주마로는 부적합한 상태였지만 경주에 나서면 거짓말처럼 놀라운 능력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루나'는 2005~2006년 경상남도지사배와 2007년 KRA컵 마일, 2008년 오너스컵 등 매년 억대의 상금이 걸린 큰 대회를 석권했다. 벌어들인 상금만 무려 7억2000만원, 몸값의 74배를 벌어들인 것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좋은 경주마는 주로 외모를 보고 판단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도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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